'좀스러운 대응' vs 'MBC가 초래'...여야, 尹 도어스테핑 중단 공방
與 "함량미달 언론의 악의적 난동질", 野 "불편한 질문 거부는 불통"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참모와 MBC 기자의 공개 설전’ 여파로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잠정 중단한 가운데 이를 두고 여야의 공방이 이어졌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대통령실의 도어스테핑 중단 조치를 두고 "참으로 점입가경"이라며 "대통령이 자초한 비속어 논란의 책임을 언론 탓으로만 돌리고 헌법상 보장된 언론 취재마저 탄압하니 민주주의를 지켜온 국민이 가만히 앉아 있겠냐"고 밝혔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대통령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불미스러운 사태인가. 참 권위적인 발상이고 좀스러운 대응"이라면서 "불편한 질문을 거부하는 것은 닫힌 불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과의 벽을 허물고 야당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당의 장경태 의원은 '윤 대통령의 멘토' 의혹이 불거진 인물이 도어스테핑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을 언급하며 "언론과 야당에 재갈을 물리고 걸핏하면 압수수색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오만한 정권“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특히 대통령실은 장 의원의 발언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무책임한 허위 발언으로 저급한 네거티브 발언을 계속 이어가는 것에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면서 "유튜브 방송을 하는 특정 개인을 아무런 근거도 없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졌다'고 연결짓는 것도 문제일 뿐 아니라, 지난 6월23일 유튜브 방송을 보고 '도어스테핑'을 중단했다는 것도 명백한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도어스테핑이 '훌리건 난동'으로 변질됐다고 꼬집으며 대통령실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은 MBC가 초래한 것"이라며 "MBC는 공영방송이지만 지금까지 일련의 모든 논란에도 사과 한마디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도어스테핑이 일부 함량미달 언론의 악의적인 난동질로 인해 오늘 자로 중단됐다"면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고성 지르기, 슬리퍼 난동으로 대통령과의 소통 창구를 이렇게 배설장처럼 혼탁하게 해 놓고서도 사과도, 문책도, 재발방지 약속도 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도어스테핑)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도 지난 18일 MBC 기자는 슬리퍼를 신고 ‘군사정권’을 외치면서 훌리건을 방불케 하는 난동을 부렸다"며 "국민과 소통을 위해 마련된 자리가 훌리건 난동으로 변질되고 말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도어스테핑에서 MBC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불허 조치에 대해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MBC기자는 자리를 뜨려는 윤 대통령을 향해 “뭐가 악의적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후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이 “예의가 아니다”라며 문제를 삼으면서 MBC 기자와의 설전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