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IPO 시장도 험난...잇단 철회·연기 속 상장기업들도 '침울'
이달 11개 기업 상장...공모가 대비 수익률 -10.81% 엔젯·인벤티지랩 등 선전...디티앤·이아이테크 부진 12월 3개 기업 상장 도전..."흥행 예측 더 힘들어진다"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11월에도 IPO(기업공개)에 나섰던 기업들의 상장 철회·연기가 이어진 가운데, 상장에 성공한 기업들도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11개(스팩·분할·이전상장 제외)로 이날까지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10.81로 나타났다.
이달 상장은 11개 기업 모두 코스닥 시장에 진출했다. 이 중 엔젯(공모가 대비 24%), 인벤티지랩(8.75%), 티쓰리(7.94%) 등 3개 기업이 선전했고, 나머지 8개 기업은 상장 후 공모가 보다 못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공모가 대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엔젯은 앞선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각각 42.15대 1, 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다만, 상장 후 반등에 성공해 거래 첫날 시초가 대비 20.56% 올랐고, 5거래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벤티지랩도 기관 수요예측에서 14.4대 1, 일반청약에서 6대 1의 경쟁률로 기대에 못미쳤지만,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17.25% 올라 수요예측 부진을 만회했다.
티쓰리의 경우 기관 수요예측에서 1744대 1, 일반청약에서 1384대 1을 기록해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시초가도 공모가 1700원 대비 43.8% 오른 2445원에 형성됐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현재는 1800원 대에 머물러있다.
현재 공모가 대비 가장 저조한 기업은 디티앤씨알오(-36.18%)다. 디티앤씨알오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7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공모가를 기존 희망 밴드 하단보다 낮은 가격에 설정했다.
상장 후 반전에 나서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8.28% 떨어진 1만5700원에 형성됐고, 이후에도 부진을 이어가며 현재 주가는 1만원 대까지 하락했다.
제이아이테크(-35.31%)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616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선전했지만, 일반 청약에서 29.6대 1의 경쟁률로 부진했다. 시초가도 공모가 대비 4.17% 하락한 1만3800원에 형성됐고,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어 유비온(-27.75%), 큐알티(-21.36%), 티에프이(-19.81%), 뉴로메카(-9.47%), 펨트론(-5.38%), 윤성에프앤씨(-4.39%) 등도 공모가와 비교해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달 10개가 넘는 기업들이 상장에 나서며 시장에서는 IPO 시장에 활기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대어로 평가받는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연기하며 IPO 한파를 다시 한번 체감케 했다.
대표적으로 예상 시가총액이 6000억원으로 예상됐던 제이오가 수요예측 과정에서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다. 예상 시총 2000억원 규모의 밀리의서재 역시 같은 이유로 철수했다.
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인 바이오노트는 올해 3분기 실적을 반영하기 위해 일정을 다음달로 미뤘다. 바이오노트의 예상 시총은 약 2조원 수준으로 올해 마지막 대어로 평가된다.
12월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은 바이오노트를 포함해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 자람테크놀로지 등이다. 한주라이트메탈은 내년으로 상장 일정을 연기했다.
IPO업계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시장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상장 기업들의 흥행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어지고 있다"며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셈법도 더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