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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 털어낸 빗썸...'사기 혐의' 이정훈 전 의장 1심 무죄

법원, 김병건 회장 진술·태도에 의문…"착오 빠질 수 없어" 판결 후 일부 탄식 흘러나와…BXA코인 투자자들은 고성 빗썸 "법원 판결 존중…이 전 의장, 경영 관여 안해" 입장

2023-01-03     정우교 기자
이정훈 전 빗썸코리아 의장.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는 1심 선고 공판을 열고 이같이 판결했다. 1심의 쟁점은 이 전 의장이 빗썸을 인수하려던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을 기망했는가였다.

검찰은 지난 2018년 이 전 의장이 글로벌 거래소 연합, BXA코인 상장 등을 미끼로 김 회장에게 약 1120억원을 가로챘다고 보고 있다. 지난 공판에서 검찰은 이 전 의장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8년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 검찰 측의 증거를 불인정하면서 기망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무엇보다 김 회장의 진술, 태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김 회장은 2018년 한 간담회에서 BXA코인을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라며 "그러나 조사 결과, BXA코인은 국내에서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이 전 의장 측에서 종용하고, 간담회 내용까지 그대로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납득할 수 없다"라고 했다. 

법원은 또 김 회장이 글로벌 거래소 연합의 진척도를 사업 계약에 포함하는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전 의장이 과거 한 설명회에서 글로벌 거래소 연합에 대해 이야기했고, 김 회장에게도 기술 진척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라고 판단했다. 또 사업의 개시가 임박했기 때문에 착오에 빠질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BXA코인 상장 확약에 대해서도 이 전 의장이 코인을 상장시킬 의사,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계약서엔 빗썸 인수자금으로 코인을 상장하게 한다는 직접적인 조항이 없다는것도 인정됐다. 아울러 BXA코인 상장이 불발된 이후, 김 회장이 항의를 안했다는 점도 기망행위로 볼 수 없다는 이유 중 하나였다. 

확약에 대한 직접적인 계약서 조항이 없다는 것은 이 전 의장 측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의장의 변호인단은 1심에서 BXA코인의 상장 확약과 관련한 내용은 계약서 작성 초기 협상 과정에서 논의됐다가 명시적으로 배제됐거나 최종 계약서엔 없는 내용이라고 줄곧 강조해왔다. 

이날 공판은 빗썸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공판 시작 1시간 전부터 방청을 위해 줄을 서는 풍경이 연출됐다.

또한 무죄 판결이 나오자 재판장 한켠에선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으며, 코인 투자자로 추정되는 일부 방청객은 판결에 불복하며 고성을 오가기도 했다. 이 전 의장은 무죄 판결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법원을 황급히 빠져나갔다. 

한편, 빗썸은 이날 판결에 대해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라면서도 "빗썸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정훈 전 의장은 빗썸의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다"라는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재판의 결과와 관계없이 앞으로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거래를 위해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