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만에 멈춘 기준금리…'꽁꽁' 언 주택시장 녹일까
정부 규제완화책과 맞물려 집값 반등 기대감 ‘솔솔’ 금리인하까진 시간 걸려…“아직 시기상조” 의견도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하수 기자] 1년 반 동안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 행진이 멈추면서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책과 맞물려 집값이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여전히 높은 금리에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어 매수세 회복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3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금리가 인상을 멈춘 건 지난해 2월 이후 1년 만이다. 금통위는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당시 0.50%였던 기준금리는 지난달 3.5%까지 급등했다.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경기둔화 우려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 발(發) 물가상승 우려가 여전히 있지만 한은이 연 1%대 저성장, 가계 이자 부담 증대, 부동산 침체 등 경기 둔화 진단을 더 크게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가 기준 금리를 동결하면서 고금리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날지 주목된다.
실제로 기준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소위 ‘금리 정점론’이 부상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아파트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셋째 주(20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3.5로 전주 대비 0.7p(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30일 73p까지 올랐던 수치가 2월 들어 하락한 뒤 지난주 반등하며 2주째 상승을 이어간 것이다.
매매수급지수가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값 하락폭도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38%로 지난주(-0.43%) 대비 하락폭이 0.05%포인트(p)축소됐다.
아직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와 금융권 대출금리 하락 영향으로 주요 단지의 상승 거래가 일부 발생했다는 것이 부동산원 측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 금리 동결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책과 맞물려 얼어붙은 주택 매수심리를 녹이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연구원은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리 불확실성에 의사결정을 미루는 주택 매수층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다음달 다주택자 등에 대한 대출규제 완화 등이 맞물리면서 수요 증대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반면에 이번 기준금리 동결이 집값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음달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한국 기준금리 또한 더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미국 정책금리는 4.5~4.75%로 한국과 금리차는 1.25%p다. 미국 정책금리가 한국 기준금리보다 높은 상태가 오래 지속하면 원화가치가 하락해 소비자물가가 오르고 투자자금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 한은이 그간 미국 금리에 맞춰 국내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이유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국 기준금리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조만간 멈추겠지만 빠른 시일 안에 내려갈 가능성이 희박하다”면서 “연초 정부의 규제 완화로 집값 낙폭이 줄고, 일부 지역은 매물도 회수되고 있으나 금리 인상과 경기 위축 우려로 인해 거래시장이 단기간에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여전히 수요자들이 고금리 부담에 있고 미분양이 늘어나는 국면에 있는 데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있어 매수세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다”면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과 고물가,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 등 시장 불안 요인이 산재한 만큼 집값이 반등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