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4대 은행 중국 성적표…신한·우리 '늘고', 국민·하나 '줄고'
코로나, 부동산 침체 여파 탓…경제 둔화, 영업환경 악화 작년 리오프닝 조치, 회복 조짐 지표…"긍정적 전망 부각"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지난해 국내 4대 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의 중국법인이 엇갈린 성적표를 내놨다. 인플레이션과 코로나 확산 속에서도 순익이 2배 늘어난 곳이 있는 반면, 적자 전환한 은행도 있었다.
21일 4대 은행들이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종합하면 신한·우리은행 중국법인의 작년 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증가하고 국민·하나은행은 감소했다. 신한은행 중국법인 '신한은행 중국유한공사'의 순이익은 457억원으로, 전년(139억원)보다 3배(228%) 이상 늘었다.
신한은행 중국유한공사는 2008년 개점 이후 현재 19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현재는 중국 현지기업과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자영업체계 재구축 △역량강화 △상품라인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 중국법인인 '중국우리은행'의 순익은 3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129억원)보다 약 230억원(178%) 불어난 수준이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중국우리은행은 2007년 11월 설립됐으며, 현재는 22개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다. 여신을 비롯해 △예금 △유가증권 △파생상품 △금융기관 거래 △국제업부 △카드 등에서 새로운 상품, 서비스를 운영하는 중이다.
신한·우리은행의 성장과 달리 국민·하나은행은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중국법인인 'Kookmin Bank (China) Ltd.'은 지난해 8억69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전년(141억원 흑자)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해당 법인은 설립 이후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에 대해 금융 지원을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는 △비대면 영업 채널 확대 △정기예금 영업강화 △구조화 예금, 대고객 CD(양도성예금증서) 출시 등을 도모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중국법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도 2021년 571억원 흑자에서, 1년 만에 97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는 2007년 북경 설립 이후 현재 자본금은 33억5000만위안(약 6377억3950만원)으로 성장한 곳이다. 하나은행은 이곳을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동북3성 등을 주요 전략적 요충지로 운영하고 있다.
두 은행의 다른 해외법인도 부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법인 'PT Bank KB Bukopin Tbk'의 적자가 2021년 2725억원에서 작년 802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국민·하나은행의 적자는 중국 경제 상황 탓으로 짐작된다. 지난해 코로나 확산으로 소비의 역성장이 있었고, 부동산 경기침체도 영업 환경을 악화시킨 것이다. 특히 코로나 확산세는 심상치 않았다. 작년 12월 말 중국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5억6000만명~6억명으로 전체 감염률은 40%로 추정된다는 보도도 이를 뒷받침한다.
중국은 12월 중순부터 무증상 확진자 통계 발표를 중단했으나, 실제 코로나의 확산세는 더 가팔랐던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올해 1월 말까지 코로나 사망자 수가 1일 최대 2만5000명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이 영향으로 중국 경제도 둔화되기 시작했는데,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2022년 실질 GDP 성장률은 3.0%로 전년(8.4%) 대비 5.4%포인트 낮아졌다.
국민은행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작년 11월 중국 코로나 방역 정책이 완화됐으나, 감염자가 빠르게 증가해 경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라며 그해 4분기 GDP성장률이 2.9% 증가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는 3분기에 비해 1.0% 내린 수준이다. 여기에 중국의 고강도 방역정책이 더해지면서 은행의 영업환경이 더 나빠졌다는 결론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경제가 좋지 않아 현지에 진출한 은행 법인의 순익도 대체로 좋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하지만 작년 말 중국 방역당국은 리오프닝 조치를 발표했고, 최근엔 소비·제조업 생산이 회복되고 있다는 경제지표도 발표됐다"라며 "전반적인 회복세에 접어 들고 있다는 시그널인데, 은행 영업환경도 작년보다 개선되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