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챗GPT로 훨씬 많은 메모리 필요'

파라미터와 추론 늘면 메모리 수요 더 커져 반도체 투자, 시장 상황에 맞춰 속도 조절

2024-03-29     김언한 기자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제7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SK하이닉스가 챗GPT로 인해 앞으로 훨씬 많은 메모리반도체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29일 이천 본사에서 진행된 제75기 SK하이닉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챗GPT가 실시간화된다고 하면 지난 1년간 생성된 데이터가 과거 10년간 생성된 데이터보다 많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2021년까지 돼있는 챗GPT 학습 모델에 비해 앞으로 파라미터가 늘어나고 추론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통해 메모리 수요가 어디서 커질 것인가 검토하고 있다"며 "앞으로 여기서 훨씬 많은 메모리가 쓰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IT 환경은 메모리가 단품으로 제공되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기능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미세화 뿐 아니라 패키징 기술, 소프트웨어를 잘 제공할 수 있느냐가 메모리를 다양하게 팔 수 있는 경쟁력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출시로 인한 긍정적 효과도 예상했다. DDR5로 세대교체가 이뤄져 관련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 부회장은 "공급 측면에서는 메모리 업체들의 공급량 조절 효과가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객 재고도 점차 정상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특히 이날 박 부회장은 현재 반도체 업계가 직면한 불경기를 통해 업의 본질적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를 축소하는 노력과 별개로, 서버 시장은 어느 정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것인가 근원적인 질문이 필요하다"면서 "서버 또는 만들어진 낸드에서는 소프트웨어 역량이 훨씬 더 강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 개발을 멈추겠다는 것이 아니고, 이를 양산에 넣어서 설비투자까지 하는 데 라이프타임을 어떻게 조정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불경기로 인해 투자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불확실성이 높은 현 경영환경에 맞춰 유연한 대응을 하고자 한다"면서 "과거에는 수요 확산에 대비해 선제적인 투자를 통한 빠른 생산 역량의 확대를 해왔지만 지금은 시장 상황에 맞춰 속도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과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등 주주총회 안건 모두를 원안대로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