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 적자전환 유력
SK하이닉스 2개 분기 연속 조 단위 적자 예상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메모리반도체 출하량이 예상보다 저조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실적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컨센서스는 64조38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2% 감소할 것으로 제시됐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1781억원으로 전년 대비 91.7%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업계 추정치를 종합하면 이 기간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14조원대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하는 것이 유력하다. 적게는 영업손실 규모가 2조원 후반대, 많게는 이 규모가 4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저조했다. 앞서 증권업계는 이 기간 삼성전자의 D램 빗그로스(비트 단위 생산량 증가율)를 마이너스 한자릿수 중후반대로 예상했지만 적어도 전분기 대비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들의 메모리 재고 축소 기조가 당초 예상과 달리 분기 내내 강하게 유지되면서 1분기 삼성전자의 메모리 출하 증가율이 기존 가이던스(전망치)를 하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예측도 빗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진행한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시장의 D램 수요 빗그로스는 한자릿수 초반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사의 빗그로스는 시장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13개 분기만에 낸드 사업이 적자 전환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D램 사업에서도 적자를 써내는 것이 유력하다. 일각에선 D램 사업에서의 영업손실 규모가 3조원 이상이 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 기간 전 세계 D램 평균판매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서버용 DDR4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20~25% 하락했다. 모바일 D램 가격 역시 최대 18% 떨어졌다.
반도체 사업만을 영위하는 SK하이닉스는 상황이 더 암울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4조9757억원으로 전년 대비 59.1% 줄어들 것으로 제시됐다.
전분기에 영업적자를 써낸 데 이어 적자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1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마이너스 3조4776억원이다.
특히 이 기간 D램 사업이 적자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D램에서만 2조1230억원의 영업손실을 써냈을 것으로 봤다.
업계에선 현재와 같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의 재고 소진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 연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서서히 식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반도체 수요가 저조한 것에 비해 메모리 제조사들의 감산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반도체 기업의 감산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