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토토 커뮤니티

삼성디스플레이, OLED 초격차 투자...中 견제책 확보

2026년까지 8.6세대 IT용 OLED에 4조1000억원 투입 14.3인치 태블릿용 OLED 연 1000만장 생산 가능한 규모

2023-04-04     김언한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대한 초격차 투자를 단행한다. 태블릿, 노트북 등 IT용 OLED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패널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4일 충남 아산 제2캠퍼스에서 신규 투자 협약식을 열고 8.6세대 IT용 OLED 생산에 2026년까지 총 4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점유율 1위인 스마트폰 OLED에 이어 노트북과 태블릿 등 IT용 OLED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다. 기존 6세대급 설비에서는 14.3인치 태블릿 패널을 연간 약 450만장 생산할 수 있었다. 하지만 8.6세대 설비로는 이를 연 1000만장까지 생산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중국에 대한 견제책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OLED에서의 주도권은 우리나라와 중국으로 넘어왔다. 중국이 스마트폰용 OLED에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IT용 OLED에서는 중국의 진입을 선제적으로 막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2026년부터 패널을 양산한다. 이곳에서 연간 1000만장의 IT용 OLED 패널을 생산하면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에서 IT용 OLED 비중은 약 20%까지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IT용 매출 비중이 지금보다 약 5배 늘어나게 된다.

업계에선 이번 투자가 디스플레이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것인 만큼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특히 OLED 분야에서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의 추격이 거센 가운데 초격차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OLED 패널 제조사인 JOLED가 최근 파산하면서 OLED 시장은 한국과 중국 양강구도로 재편됐다.

중국은 전 세계 LCD 시장을 점령한 데 이어 스마트폰용 OLED에서도 우리나라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모바일용 플렉시블 OLED 패널 시장에서 중국업체 점유율은 45.3%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 점유율 30.3%에서 15%포인트(p) 늘어났다. 반대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축소됐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디스플레이 산업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 중국에 대한 견제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현재 중국 기업은 손해를 보면서 OLED 패널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공급망에 이름을 올린 뒤 기술력을 인정받고, 가격을 점차 높이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OLED로 남는 장사를 하려면 평균적으로 30달러 중반 수준의 공급가격이 유지돼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중국 패널업체들은 20달러 안팎의 가격을 제안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은 총 투자비의 10%의 자금만 있어도 공장을 건설할 수 있다. 중국 1위 디스플레이 기업인 BOE는 2018년 10.5세대 LCD B9 공장의 총 투자비 56억달러 중 10%인 5억6000만달러를 투입해 세계 최대 LCD 공장을 세웠다.

삼성이 8.6세대 OLED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국내 소재, 부품, 장비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한 '종합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구축이 필수다. 삼성은 이번 투자로 첨단산업 발전과 지방 균형 발전을 동시에 꾀한다. 이번 투자는 약 2조8000억원 규모의 국내 설비 및 건설업체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약 2만6000명 규모의 고용창출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는 OLED 생산기술 혁신과 응용제품 개발에 4200억원 규모의 R&D를 추진한다. 또 산업 수요 맞춤형 인재를 공급하기 위해 계약학과 및 현장 중심 아카데미 운영 등을 통해 9000명의 선도인력을 양성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에는 디스플레이 산업이 불황의 터널에서 조만간 탈출할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모니터용 LCD 출하량이 3670만대를 기록해 전분기보다 15.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용 패널 시장도 조만간 의미있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톤파트너스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금리인상이 사이클이 끝나면 스마트폰 패널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러 악재가 일단락되면 내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수요가 올해 발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협약식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태흠 충남도지사, 박경귀 아산시장을 비롯해 소재·부품·장비 사업 주요 협력업체, 충남지역 4개 대학 총장과 산학협력 10개 대학 교수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