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공기관혁신⑤] ‘정중동’ 한국에너지공단…사업조직으로 탈바꿈
정원 조정·인력 재배치 등 각고의 노력 진단·융자·EE·FEMS 사업계획 수립·공고로 새 사업 개척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에너지공단(이사장 이상훈)이 혁신의 고삐를 바싹 죄고 있다. 전통적으로 에너지홍보와 계도, 정책자금 집행 기관 성격이 강했던 에너지공단이 사업조직 변화를 통해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정원 조정, 인력 재배치로 노조의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기존 사업의 민간 이양과 새 사업을 수립해 조직을 일신하고 있는 것이다.
11일 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이상훈 이사장과 임직원들은 에너지 효율화라는 정부 방침에 보조를 맞추면서 내부적으로 노조의 의견을 경청해 '정중동' 혁신과 변화를 꾀하고 있다.
변천석 에너지공단 홍보실장은 “올해 화두는 에너지절약”이라며 “과거 (정책자금) 집행조직이었던 에너지공단이 사업조직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변화 방향성을 설명했다.
에너지공단은 처음엔 절전 등 에너지 관련 계도와 홍보 성격이 강했다. 지금은 다른 기관과 마찬가지로 ‘홍보실’로 불리지만 한때 ‘생활실천홍보실’이 설치된 때가 있었다.
그런 조직이 지난 정부 때 각종 신재생에너지 정책자금 집행에 바쁘더니 현 정부 들어 기재부發 공공기관 혁신 바람을 타고 사업 조직으로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에너지공단은 BEMS 보급, 신재생 KS인증, RPS설비확인 중 일부 업무를 민간에 이관하고 있다. 전 정부에서 몸집을 키웠던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획·통계·교육 업무 일부를 본사로 통합하고, 지원인력을 축소하며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
에너지공단은 그 빈자리를 진단, 융자, 에너지효율(EE), FEMS로 채우고 있다. 이들 사업계획을 수립해 개별 사업별로 사업공고를 내고 있다. 사업 대상이 ▲에너지 진단 이력이 없는 160개 기업 ▲효율개선 잠재량이 높은 40개 내외 기업이기 때문에 사업성도 있어 보인다.
에너지공단은 이를 위해 20명의 정원을 조정하고 혁신계획에 재배치했다. 인력을 줄이지 않는 대신 업무를 조정하고 재배치해 노조도 수긍하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혁신계획이란 ▲효율혁신 파트너십 ▲한국형 그린버튼 ▲온실가스 국제감축 ▲풍력입찰 제도운영 ▲열 수송관 안전관리를 말한다.
에너지공단이 인력 감축에 비교적 부담이 적은 이유는 공식적인 공시 정원이 748명인데 비해 올해 정원이 726명(감축 후 기준)이어서다.
이상훈 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에너지공단의 정원조정이 에너지공공기관들의 평균 수준”이라며 “새 사업을 하려면 경험과 능력 있는 직원이 더 필요한데 내년에 추가 채용해 보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에너지공단은 재무건전화 일환으로 기관의 경상경비 절감 등을 진행하고 있다.
에너지공단은 2022년 하반기 경상경비로 11억3700만원을 편성하며 절감목표액을 1억1400만원으로 잡았는데, 실제 1억3750만원을 절감해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업무추진비도 2022년 하반기에 3550만원을 편성하며 절감목표액을 1070만원으로 잡았는데, 실제 1670만원을 절약해 역시 목표를 초과달성 했다.
또 에너지공단은 직원들의 복리후생비 일부도 절약했다.
에너지공단은 에너지공공기관 혁신에 나선 다른 기관과 달리 조직의 성격을 기존 정책자금 집행 조직에서 사업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다소 어려워 보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전문가로 정부 안팎에서 인정받는 이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어 세간의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