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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은 '대니얼', 케뱅은 '서호성 님'이지만…은행은 그래도 '행장님'

인뱅 3사, 수평적 문화 유지…토뱅 "2021년부터 ○○님 사용" 신한銀, '프로·수석' 이어지는 중…"과·차장 없애기? 쉽지 않아"

2023-04-25     정우교 기자
(사진 위측부터)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사진=각 행 제공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수년 전 몇몇 은행들은 직급을 떼고 호칭을 없앴다. 대신에 영어로 이름을 짓거나 '님'을 이름에 붙이면서 '수평적인 조직·소통 문화'를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현재는 인터넷은행 3사에서만 사용 중인데, 역사가 길고,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문화를 가진 일반은행에서는 쉽게 뿌리 내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는 출범부터 직급을 없앴다. 카카오뱅크는 영어 이름을, 케이뱅크·토스뱅크는 '님'을 각각 사용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호칭파괴'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행사에서도 쉽게 들을 수 있다. 지난 18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최근 간담회에서 Daniel(대니얼)로 소개를 받았다. 

또 24일 국회 세미나 강연자로 나온 이효연 카카오뱅크 매니저도 Chloe(클로이)라고 불리고 있다며 "윤호영 대표에게도 '대니얼, 어떻게 생각해요?'라고 이야기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어로 이름을 바꿔 부르면 어미도 간단해지고, 어떤 이야기라도 편안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날 참석한 송정현 케이뱅크 매니저도 "처음 합류했을 땐 이름에 '님'을 붙이는게 생소했다"라면서 "하지만 회의를 할 때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수평적인 소통 덕에 출범 이후 여러 성과를 거둬왔다며,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도 '서호성 님'으로 부른다고 송 매니저는 언급했다.

두 은행 뿐만 아니라 토스뱅크도 마찬가지다.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출범 직후인 지난 2013년부터 호칭을 '님'으로 통일하면서 토스뱅크도 자연스럽게 문화를 따라가게 됐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수평적 조직·소통문화를 만들기 위해 호칭을 변경했다"라며 "비바리퍼블리카의 창업자인 이승건 대표도 편하게 '이승건 님'이라고 부른다"라고 했다. 

일반은행 중에선 신한은행의 호칭문화가 자리잡는 모습이다. 2020년부터 주임, 대리를 '프로'로 과장, 차장, 부부장을 '수석'으로 바꿔 부르기 시작한게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부장, 본부장 등 직급은 기존과 같다. 관계자는 "수평적 문화 확산을 위해 직급·호칭을 통일하는 과정을 거쳤고, 현재까지 잘 유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몇몇 은행들은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 직급·호칭을 없애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이들이 지목한 실패 이유는 "부르기 불편하다"였다. 수년간 타 직원을 직급으로 부르는게 익숙해졌기 때문에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인터넷은행이나 핀테크, 가상자산 거래소는 설립된 지 시간이 짧아, 조직문화를 한번에 주입하기 용이했을 것이란 이야기다.

한 관계자는 은행 내 '호칭 파괴' 시도가 쉽지는 않은 일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취지는 좋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이름을 영어로 바꾸고, 님을 붙인다고 해서 '말'을 편하게 하는건 아니지 않나. 보수적이고 경직된 은행업계에서는 실효성이 있을까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급·호칭을 바꾸려면, 우선 공개적인 회의 석상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등 수평적인 문화가 순조롭게 자리잡아야 하고 내부결제 등 기업문화도 함께 변경해야 한다"라면서도 "현재와 같은 문화에선 쉽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