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만 8% 하락…미국발 은행 위기, 건전성 우려 탓"
신한·국민·우리 등 '상승'…윤호영 "영업익 확대 노력"
연체율 급등 지속…실적·주가 동력은 '커버리지 확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2023 카카오뱅크 프레스톡(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2023 카카오뱅크 프레스톡(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최근 제 힘을 못 쓰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건전성 우려에 주가의 발목이 묶인 것으로 보인다. 4대 금융 등 다른 은행주들은 대부분 악재를 견디는 모습이지만 카카오뱅크만 유난히 하락세를 못 벗어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전날보다 150원(0.68%) 낮아진 2만2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21일 이후 5일 연속 하락장으로 이달에만 8.1% 빠졌다. 올해 첫 거래일 종가(2만4100원)에 비하면 8.5% 내린 가격이다. 

반면, 다른 은행주들은 상승했다. 대장주격인 KB금융은 2.0% 올랐으며 △신한지주 1.0% △하나금융지주 2.6% △우리금융지주 3.1% △기업은행 1.8% △BNK금융 1.2% 뛰었다.

JB금융, DGB금융의 주가는 이번 달 각각 2.8%, 0.9% 떨어졌으나, 카카오뱅크에 비해선 하락률이 완만한 수준이다. 이같은 부진에 대해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최근 주가 부양책을 언급한 바 있다. 

지난 18일 신상품(최애적금)을 설명하는 간담회에서 "(카카오뱅크가)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 파워, 은행 라이선스로 추구하려는 전략을 더 잘한다면 회사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영업이익을 확대하고 회사의 자산건전성·자본적정성을 높이겠다"라며 "이를 기반으로 주주환원책도 전개하겠다"라고 했다. 본업(여·수신 등)이 실적을 이끌면, 결국엔 주가도 살아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현재는 윤 대표의 계획대로 되기 어려운 대외 환경이다. '고금리 여파'로 은행권의 연체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대출수요도 쪼그라들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은행 원화대출의 연체율은 0.36%로 전월에 비해 0.05%포인트 올랐다. 이는 2020년 8월 이후 최고치로 주택담보대출, 가계신용대출 연체율도 각각 0.02%포인트, 0.09%포인트 뛰었다. 

이 여파로 2월 은행권 가계대출도 2조7000억원 감소했다. 또 지난달에도 가계대출은 7000억원 줄었으며 △전세대출 △집단대출 △일반개별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도 함께 쪼그라들었다.

시장에선 연체율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는 상황. 윤 대표가 목표한 '영업익 확대'는 시간이 더욱 걸릴 수도 있다. 더군다나 카카오뱅크의 작년말 연체율은 1년간 0.27%포인트 뛴 0.49%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4대 은행보다 월등히 높다는 평가다. 

또 대외적으로는 미국발 은행 위기도 '현재진행형'이다. SVB 외에도 최근에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주가도 폭락했다.

SVB 사태로 예금 출금이 대규모로 이어졌다는 1분기 실적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시장 불안이 커진 탓이다. 이 은행의 주가는 한달 만에 무려 54%나 주저 앉았다. 카카오뱅크 외 국내 은행의 주가가 SVB 사태 이후 또 악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대상을 아파트에서 연립·다세대 주택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이를 토대로 올해 10%대 중반의 여신성장률을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이러한 시도가 정체된 대출 수요 속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30% 목표로, 신용대출이 크게 늘긴 어렵다"라며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대출 등 신규대출 상품 도입효과가 나타나며 14%대의 양호한 성장이 예상된다. 인터넷은행으로서의 차별점이 부각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1분기 순이자이익도 양호할 것이라고 예상된다"라면서도 "비이자이익은 증권계좌개설, 연계대출이익이 늘겠지만, 수수료비용이 증가하며 부진하겠다. 또 연체율이 높아지고 대손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신규 상품·서비스 도입으로 판관비도 증가세가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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