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카뱅 대표 "동남아 2개국과 논의 중…말할 기회 있을 것"
케뱅·토뱅, 계획 無…현지 규제·환경 장애물, 4대銀 순익 63%↓
리스크 관리, 경쟁력 강화 우선…"대주주 동반 진출 방식도 전망"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가 출범 이후 매년 성장을 거듭해왔지만 해외시장 진출에는 적극적인 계획을 못 내놓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시장에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데다가, 해외시장 불확실성이나 현지 규제가 진출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라고 꼽고 있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의 해외진출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지난 18일 간담회에서 동남아시아 나라들과 진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간담회는 은행의 신상품인 '최애적금'을 소개하고 주택담보대출의 성과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윤 대표는 "동남아시아 2개국과 (해외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라며 "아직 어떤 모양(진출방식)인지 거론하기 어렵지만, 오랫동안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조만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해외진출은 출범 이후 줄곧 거론돼왔다. 대상 지역이 동남아시아라고 특정된 것은 이번 간담회가 처음이라는 후문이다.
이와 맞물려 시장에선 올초부터 동남아시아 2개국 중 한 곳이 인도네시아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었다. 그러나 관계자는 "정해진 것은 없다"라고 선을 긋고 있는 상황. 해외진출에 대해 이야기하겠다는 윤 대표의 발언도 진출을 선언하는게 아니라 진전사항을 설명하는 수준이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두 인터넷은행은 현재로서는 해외진출 계획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영업이 아직 본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순이익이 271% 급증했으며, 토스뱅크는 적자폭을 크게 줄이며 선전했지만, 기반을 더욱 다져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토스뱅크의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에 포함되면서 금융(은행, 증권 등) 진출도 논의되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방문은 "새 투자자 미팅 등 투자 기회를 모색하기 위함이다"라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이 대표가 포함된 경제사절단은 오는 25일 한미 첨단산업 포럼을 시작으로 백악관 환영행사,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 등에 참석해 한미간 경제·산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인터넷은행의 진출이 활발해지지 않는 다른 이유는 해외영업의 불확실성이 작용한 것으로도 보인다. 업계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해외에서 영업을 이어가려면 그 나라의 규제가 가장 큰 장애물이다.
또 돌발이슈도 영업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국내 4대 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 해외법인은 코로나19의 확산에서 비롯한 경제한파로 부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들 은행 4곳의 작년 순익은 1884억원으로 전년(5110억원) 대비 63% 감소했다. 코로나19 봉쇄령이 내려졌던 중국에서의 부진이 두드러졌으며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 △유럽 등 주요지역에서 적자를 못 벗어나는 곳도 있었다.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처럼 오프라인 지점은 없지만 통신망 등 시스템·인프라 구축에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급변하는 시장에 대한 기민한 대응이 오히려 어렵다는 것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도 18일 간담회에서 "해외 진출은 현지 은행 라이센스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작업이다. 그리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라고 했다.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높은 수준의 기술을 기반으로 중장기적으로는 해외진출을 염두해두는 분위기지만, 현재로서는 리스크관리, 경쟁력 강화 등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해외진출을 한다면, 각 은행의 카카오, KT,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대주주와 함께 하면서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이 되지 않을까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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