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기획 사업지 ‘수시모집’…서울 재개발시계 빨라지나
서울시, 매월 후보지 선정…올해 후보지 물량 13만호 확보 재건축단지도 신통기획 ‘붐’…목동‧압구정 등 20곳 진행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하수 기자] 서울시의 도시 재정비사업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의 재개발 후보지 선정 방식이 ‘연 1회’ 공모에서 ‘수시 신청’ 방식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서울시 일대 재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해까지 연 1회 공모를 통해 신청 받았던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 선정방식을 오는 8월부터 ‘수시신청·선정’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8월부터는 시기에 상관없이 주민이 자치구로 재개발 후보지를 신청할 수 있으며 시는 매월 수시 검토를 통해 후보지를 선정하게 된다.
후보지 신청 요건은 공모 때와 동일하다. 면적 1만㎡(3025평) 이상 등 법령·조례상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 요건을 갖추면서 토지등기소유자 30% 이상이 동의하면 신청할 수 있다. 노후도 연면적(건축물 각 층 바닥 면적의 합계)과 도로에 닿은 주택 비율(주택이 폭 4m 이상의 길에 접해 있는 비율) 등의 선택 요건 중 한 가지 이상에도 해당해야 한다.
신통기획은 오세훈 시장이 도입한 주택정책으로, 민간이 주도하는 재건축‧재개발 정비계획 수립단계에서 서울시가 직접 계획안을 제안하고 신속한 사업추진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토지등소유자 동의 시 ▲정비계획 수립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정비구역 지정을 거쳐 도시계획 관련 결정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정비사업에 돌입하게 된다.
그동안 정비업계에서는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이 재개발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민간 재개발사업 활성화의 일환으로 추진된 신속통합기획이 도입 취지와 다르게 공모방식으로 연 1회만 후보지를 선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최초 도입 후 신속통합기획 1차 공모에서는 102개 재개발 구역이 신청했으나 최종 후보지로 선정된 곳은 21개 구역에 불과했다. 지난해 진행된 2차 공모에는 52개 구역이 신청했지만 25곳만 선정됐다. 2년 동안 46개 구역만 선정된 것이다.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 선정 방식 변경 이유에 대해 시는 "노후한 저층 주거지의 주거환경 개선 및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재개발 후보지 주택 물량 13만가구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지금까지 공모로 확보한 9만6000가구 외에 연내 후보지 3만4000가구를 추가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통기획 방식 재건축 사업도 순항 중이다. 여의도를 시작으로 주요 재건축단지 20곳이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대열에 합류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시에 따르면 현재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된 단지는 여의도 시범·한양, 대치 미도, 구로 우신빌라, 미아4-1, 신반포2차, 상계5, 신향빌라 등 8곳이다. 또한 잠실장미1·2·3차, 고덕 현대, 송파 한양2차, 압구정2·3·4·5구역, 개포 우성·현대·경남과 서초 진흥 등은 신통기획을 진행 중이다.
노후 단지들이 신통기획에 대한 관심이 높은 데는 빠른 사업 기간과 공공기여를 통한 층수 완화 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개발 사업 속도가 지지부진했던 서울 주요 노후 단지들이 신통기획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배경이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존재한다. 신통기획 추진 재건축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공공기여가 불가피하다는 특성상 주민 반발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신통기획 1호로 지정됐던 서울 송파구 오금현대아파트와 서초구 신반포4차는 주민들의 반대로 신통기획 참여를 철회했다. 송파구 한양2차의 경우 지난해 주민 85.2%의 반대로 신통기획의 철회를 요구했으나, 서울시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을 벌이기도 했다.
신반포2차는 최근 신통기획 긴급 설명회를 열고 신통기획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는 자리를 가졌다. 강남 내 타 조합의 2배 이상 높은 임대비율과 30평 이하 소형 비중 과다, 강남 최고 건폐율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기존 신속통합기획의 가장 큰 문제점이 시가 직접 정비계획안을 수립해 주민 의견이 배제돼 온 것”이라며 “그러나 시가 자문방식을 도입한 ‘신속통합기획 개선방안’ 수립 이후 재건축 단지들의 참여도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