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토토 커뮤니티

굴곡졌던 尹정부 1년…'가치외교·개혁' 고삐 '협치·소통' 실종

외교 새판 짠 尹, '한미-한미일' 공조에 속도 檢 출신 인사 등용·당무 개입 의혹으로 '잡음' 국정 동력 확보, 내년 총선 결과가 좌우할 듯

2023-05-10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아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지난해 5월10일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다짐했던 말이다. 앞으로 임기 4년이 남았지만, 지난 1년간 이 다짐이 얼마나 실현됐을까.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걸고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점은 전임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였다. 권위주의·제왕적 대통령제와 결별을 선언하며 ‘용산 시대’를 개막했고, 소득주도 성장 대신 민간·시장 중심의 경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탈원전 정책도 폐기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등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가치외교'를 통해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는 등 외교의 좌표도 새롭게 설정했다. 노동·연금·교육 분야 '3대 개혁'도 추진하고,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를 자처하며 대규모 투자 유치를 끌어내기도 했다.

검찰 총장 출신 ‘0선’ 대통령은 지난 1년간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논란도 적지 않았다. 서울대, 법대, 50·60 남성 위주의 검찰 출신 인사들이 다소 낯선 자리에 배치돼 비판받았다. 다자·양자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한 순방에서는 민간인 사적 수행과 비속어 논란 등으로 진땀을 빼기도 했다. 만 5세 입학과 주 69시간 노동 등 정책에 혼선을 빚기도 하고, ‘태영호 녹취록’ 등으로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탈권위 행보를 위해 시작한 출근길 문답은 62일 만에 멈춰 섰고, 야당과의 협치도 멀어지면서 대화와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 출범 1주년인 10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자화자찬 않겠다" 尹, 현충원 참배 시작으로 '조용한' 취임 1주년

파란만장한 한해를 보낸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 1주년을 ‘조용’하게 보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대통령실 참모들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고, 방명록에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 자유와 혁신의 나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책임 있게 기여하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2023.5.10.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적었다.

이후 여당지도부, 국무위원들과 대통령실에서 오찬을 갖고 국정 현안을 챙겼다. 별도의 기자회견은 없었다. 지난 2일 용산어린이정원 개장을 앞두고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오찬을 가진 데다 ‘자화자찬’하지 않겠다는 윤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당시에도 “성과를 쭉 펼쳐놓고 잘난 척하는 행사를 하는 것은 국민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면서 소규모 간담회 등을 통해 출입 기자들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실을 ‘깜짝’ 방문해 출입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들 덕분에 지난 1년을 나름대로 잘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새로이 맞이하는 1년도 언론이 정확하게 잘 짚어달라”고 말했다. 또한 “방향이 잘못됐다거나 속도가 빠르거나 혹은 늦다 싶으면 좋은 지적과 정확한 기사로써 저희 정부를 잘 이끌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지난 한 해 감사했고, 앞으로도 잘 도와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중단된 출근길 문답을 대신해 출입 기자들과 소통을 늘려갈 계획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열심히 노력하겠다”라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출근길 문답 때 밝힌 윤 대통령의 ‘돌발’ 발언들이 지지율 하락의 촉매가 되기도 했던 만큼, 직접적인 답변이 어려웠을 터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다양한 소통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결정되면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총선 1년 앞둔 尹 지지율 30%대…노무현 다음으로 낮아

집권 2년 차를 맞은 윤 대통령은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4월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윤석열 정부의 ‘명운’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다면 윤 대통령은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면서 3대 개혁 등을 무리 없이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다면 정국 주도권을 상실하면서 ‘조기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에 직면할 수 있다.

문제는 국정운영 부정 평가 응답이 6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전국 성인 1000명에게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를 물은 결과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긍정 평가는 33%, 부정 평가는 57%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제13대 노태우 전 대통령부터 집계한 취임 1년 무렵 직무수행 평가를 보면 윤 대통령은 탄핵소추안이 발의됐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역대 대통령 취임 1주년 지지율은 노태우 45%, 김영삼 55%, 김대중 60%, 노무현 25%, 이명박 34%, 박근혜 57%, 문재인 78% 등이다.

다행스럽게도 지지부진하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점차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다.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 때 한미 간 확장억제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워싱턴 선언’을 발표하고, 최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으로 한일관계가 정상화 범주에 들어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직전에 한 조사(4월 25일∼27일)와 비교하면 긍정 평가는 3%포인트 올랐고, 부정 평가는 6%포인트 내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3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악수한 뒤 이 대표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전문가들 "구체적 성과 내려면 野와 협치 절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지난 1년을 ‘기대 이하’라고 평가했다. 미국·일본과 관계 개선에 힘쓴 점은 긍정적이지만, 여소야대 국면 속 야당과 협치를 이뤄내지 못한 까닭에 1년을 '무의미'하게 보냈다는 지적이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지난 1년 동안 특별하게 떠오르는 성과가 없다는 게 문제”라면서 “역대 정부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국정 운영의 기조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임 정부에서 한미·한일 관계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협력을 강화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일본과의 관계에선 좀 더 당당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문재인 정부 때 취약했던 한미·한일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순 있다”면서도 “상징적인 성과가 있었을 뿐 실질적인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얻어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만 5세 입학, 주 69시간 노동 등을 그동안 정책을 ‘던지기’만 했지 실질적으로 이행된 것이 없다 보니 결실을 본 것이 단 하나도 없다”면서 “국정 성과를 내려면 야당과의 협치가 절실한 만큼, 일방통행적인 통치 스타일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