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총리와 확대정상회담 모두발언서 '협력' 강조
"한일, 더 좋은 시절 만들어야 한다는 데 책임 느껴"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7일 "하버드 대학(강연에서) 언급했지만 한일 양국의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짝도 내디딜 수 없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가진 확대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과거 양국 관계가 좋았던 시절을 넘어 더 좋은 시절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얼굴을 마주한 것은 지난 3월 16~17일 일본 도쿄에서 한일정상회담을 가진 뒤 52일 만이다. 이번 기시다 총리의 방한으로 양국 정상이 상대국을 오가며 현안을 논의하는 '셔틀 외교'가 2011년 12년 만에 재개됐다.
윤 대통령은 "셔틀 외교 복원에 12년이 걸렸지만, 우리 두 사람의 상호 왕래에는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며 "새롭게 출발한 한일관계가 속도를 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변화의 흐름은 처음 만들기 힘들지만 일단 만들어지면 대세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의 한일관계 흐름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금의 엄중한 국제정세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에서 한일 간의 협력과 공조는 양국의 공동 이익은 물론이거니와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의 토대가 되어 온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은 더 끈끈한 연대로 국제사회에서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일본 이시가와현 지진 피해에 대해 위로의 말을 전하면서 "빠른 복구와 일상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도 "윤 대통령을 봄에 도쿄에서 맞이한 후 벌써 서울을 방문해서 셔틀 외교를 본격화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한일 양국의 협력 의지를 다졌다.
기시다 총리는 "3월 회담에서는 한일관계를 중층적으로 강화하고 재구축하는 것, 또 우리가 위축 분위기를 불식하고 대화와 협력을 강화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며 "2개월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이미 다양한 대화가 아주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체 회의에서는 그러한 양국 관계의 진전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싶다"며 "또한 G7 히로시마 서밋에서 북한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정세와 글로벌한 과제에 대한 연계에 대해서도 논의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