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논란 김남국 탈당에 민주당 내홍 확산…'이재명 사퇴론'까지
탈당 후폭풍 거세…민주당 안팎서 “김남국 의원직 박탈해야”
[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가상자산(코인) 보유‧투자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것을 두고 당 안팎의 비판 목소리가 거세다. 김 의원이 탈당하면서 민주당 윤리감찰단과 진상조사단의 조사를 받을 의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당 조사를 회피하기 위해 탈당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김 의원에 대한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무소속이 된 김 의원에 대한 실효성 있는 조사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의원에 대한 민주당의 대처가 미온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당내에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김 의원은 지난 14일 민주당 의원총회가 열리기 전 탈당선언을 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오늘 사랑하는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며 “더는 당과 당원 여러분에게 부담을 드리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정의당, ‘김남국‧민주당’ 질타
민주당 내부서도 “무책임한 탈당” 비판 목소리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의원을 겨냥해 “거래 내역 전체를 공개하고 국민 앞에서 눈물로 석고대죄하는 모습을 보여도 모자랄 판에 되레 국민을 비웃는 듯한 웃음을 띠며 당당하기만 하다”며 “위선의 끝판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이미 부정부패 정당이 돼버린 탓인지, 이를 지켜보기만 할 뿐 제대로 된 대응도 안 하고 있다”며 “혹시 이 대표 자신도 김 의원 코치에 따라 코인 투자를 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은 아닌지조차 궁금하다”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같은 자리에서 “민주당 안에서도 당 지도부와 김 의원이 짜고 뭉개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의당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의당 상무집행위원회에서 김 의원의 탈당을 “꼼수‧방탄 탈당”이라고 규정하며 “윤리감찰 지시 이틀 만에 탈당으로 정치적 책임에서도 탈주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사태에 대해 한 주가 지나도록 무기력하고 미온적 태도를 보인 민주당에게 돌아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슷한 비판이 이어졌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의원의 탈당에 대해 “당을 사랑한다면서 모든 부담은 당에 다 남겨놨고 당을 더 곤궁한 처지로 몰아넣었다”며 “진상조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탈당함으로써 당이 아무것도 못하는 자정능력 없는 정당으로 돼 버렸으니 매우 무책임한 탈당”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당 추가조사 한다지만 실효성은 ‘미지수’
민주당 결의문엔 ‘윤리특위 제소’도 빠져
민주당은 김 의원에 대해 진상조사팀‧윤리감찰단 추가조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조사를 하려면 김 의원의 협조가 필요한 데다, 민주당이 탈당한 김 의원에 대한 징계를 내리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김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해 조사를 받게 해야 한다거나, 김 의원을 의원직에서 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김 의원은 사퇴해야 마땅하다. 만약 끝까지 버틴다면 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도 이날 “김 의원에 대한 의원직 제명 요구 징계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민주당에 촉구했다. 전날(14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김 의원을 윤리특위에 제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런데 민주당이 의원총회 이후 발표한 결의문에는 윤리특위 제소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어 민주당 일각에서 반발 목소리가 나왔다. 박용진 의원은 국회 윤리특위 제소와 관련해 “중진들도 얘기했고 초선들도 얘기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말했다)”며 “‘윤리특위에 제소하겠습니다’라는 것이 어제 결의안의 첫 번째 항으로 올라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없다”고 말했다. 송갑석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결의문에 대해 “국민과 당원들이 보시기에 여전히 성에 차지 않고 부족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권칠승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 그 부분에 대해선 이견을 가진 분들도 계셨다”며 “그 부분에 대해선 향후 추가적인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 재신임 목소리도…당내 갈등 격화하나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를 포함해 당 지도부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당내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도 커졌다. 박용진 의원에 따르면 전날 의원총회에서 ‘당 대표 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반면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 재신임 받아야 한다고?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며 “그동안 무슨 일을 하셨다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오히려 본인이 당원들에게 재신임 받아야 하는 상황 아닌가”라고 썼다.
이 대표의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용진 의원은 “이 대표가 여러 정치적‧도덕적 논란에 휩싸여 있지만 민주당의 대표다. 그러니까 이 상황에서 쇄신의 칼을 쥐고 칼을 휘두르셔야 된다”며 “책임만 추궁하는 게 아니라 권한까지 더 얹어서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