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토토 커뮤니티

韓 배터리산업, 中 영향력 거세져...원재료 등 수입액 큰 폭 증가

1~4월 리튬이온배터리 의존도 95%…4억7608만달러 적자 CATL, 포드·테슬라와 IRA 우회 추진…BYD 성장세도 위협적

2023-06-05     김정우 기자
BYD 전기차 모델 ‘HAN’. 사진=BYD 홈페이지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정우 기자]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라 배터리(2차전지)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산업의 대(對)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5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대중국 수입 상위 5대 품목 가운데 리튬이온배터리(전년 동기 대비 105.9%↑), 산화리튬·수산화리튬(477.1%↑) 등 2차전지 관련 품목의 수입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리튬이온배터리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25억191만달러와 29억78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누계 6억4177만달러 흑자에서 4억7608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수산화리튬, 코발트 등 국내 수급이 어려운 배터리 원재료 외에 배터리 완제품까지 수입액이 수출액을 넘어선 것은 2012년 해당 품목 집계 이래 처음이다.

이 기간 리튬이온축전지 수입액에서 중국의 비중은 95%에 달했다. 전기 버스나 상용 전기차 등에 이어 현대차그룹의 ‘코나’, ‘니로’ 등에까지 중국산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수입 물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 배터리 완제품·소재 기업들의 해외 생산·납품 물량은 수출로 잡히지 않았지만 대중국 의존도 상승 추세는 뚜렷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은 강화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SNE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시장 1·2위는 점유율 35.0%, 16.2%를 기록한 중국 CATL과 BYD가 각각 차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 2위였던 LG에너지솔루션은 점유율이 14.5%로 0.1 %포인트(p) 떨어지면서 3위로 내려앉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총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5% 늘었지만 BYD의 배터리 사용량이 무려 115.5% 급증하면서 추월을 허용했다.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점유율 5.3%, 4.9%로 5·6위에 위치, 국내 3사의 점유율 총합은 26.0%에서 24.7%로 1.3%p 하락했다. 7~10위는 CALB, 궈시안, EVE, 신왕다 순으로 모두 중국 업체들이다. 

아직 중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외 올 1분기 기준 점유율 28.0%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2위 CATL이 점유율 24.4%로 전년 동기 9.6%p였던 격차를 3.6%p까지 빠르게 좁히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거대한 내수 시장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등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 가격 경쟁력이 높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제품을 주력으로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전기차 시장 1위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가격 경쟁을 위해 LFP 배터리를 속속 채택하면서 성능 중심의 삼원계 배터리로 시장을 주도하던 국내 배터리 업계의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

특히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BYD는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기차까지 직접 생산하는 기업으로 수직계열화 경쟁력이 위협적으로 평가된다.

BYD는 지난달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24만200대로 지난해 12월 23만5200대 기록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1일 발표했다. 올해 1~5월 누적 전기차 판매량도 100만26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97.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BYD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8.6% 급증한 186만대에 달했는데 올해 5개월 만에 100만대를 넘긴 것이다.

SNE리서치는 “BYD는 가격 경쟁력 우위로 중국 내수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며 “유럽에 이어 곧 한국 시장까지 진출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실제 BYD는 최근 국내 시장에서 1t 트럭 전기차 판매를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올해 4월까지 5만3550대의 전기차 수출 성과를 올렸다.

CATL은 미국이 중국 기업들의 북미 진출을 견제하기 위한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을 시행했음에도 현지 완성차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우회 진출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합작 생산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긴장하는 부분이다. 

최근 3년여 만에 중국을 방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쩡위췬 CATL 회장을 만났다.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가 CATL과 합작해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머스크 CEO는 미국의 중국 배제 정책에 반대 의사를 지속적으로 내비쳐왔다.

CATL은 앞서 포드와도 미국 미시간주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포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CATL에 기술 로열티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IRA 규제를 우회하는 방식이다. 중국 당국이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조사에 나서고 미국 국회에서 추가적인 보조금 차단 법안이 추진되면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해졌지만 테슬라와도 유사한 형태의 협업을 논의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의 배터리 관련 주요 대규모 투자에도 소재 공급망을 쥐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끼어있다.

LG화학은 중국 절강 화유코발트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10만t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짓기로 했으며, SK온과 에코프로는 중국 거린메이(GEM)와 합작법인 GEM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를 설립하고 최대 1조2100억원을 들여 연산 5만t 수준의 전구체 공장을 새만금에 세울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도 화유코발트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약 1조2000억원을 투자해 포항에 전구체와 음극재 생산라인 건설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