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중 SKIET 사장(가운데)이 폴란드법인 분리막 생산공장을 방문해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생산공정을 점검 하고 있다. 사진=SKIET
김철중 SKIET 사장(가운데)이 폴란드법인 분리막 생산공장을 방문해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생산공정을 점검 하고 있다. 사진=SKIET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정우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 추가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련 추가 지침에 따라 공급망에 변화가 일 수 있어 국내 업계는 세계 최대 핵심 광물 보유국인 중국을 대상으로 ‘협력·자립’ 투트랙 전략을 활용하는 등 민감한 반응이다.

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IRA는 이달 중순 의견 수렴 종료를 앞두고 있다. IRA는 ‘해외우려기업’(FEOC)의 핵심 광물이나 배터리 부품을 사용한 경우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한다. 미국은 지난해 말 IRA 백서를 통해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을 FEOC로 지정했다. 다만 이들 국가의 지분 비율 등 구체적인 적용 범위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앞서 국내 배터리 업계는 IRA 발표 당시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부가가치 50% 이상을 창출하면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FTA 체결국인 한국 또는 이미 진출한 북미 지역의 생산라인 변경 없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해왔다.

하지만 만약 FEOC 세부 지침이 중국산 원료나 중국 지분이 있는 합작사 제품 사용을 금지하도록 규정할 경우 업계는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산 소재·중간재의 대안을 찾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핵심 광물의 처리·가공 공정이 대부분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업계는 중국과 공급망 협력의 폭을 넓혀왔다. 중국 업체와 합작을 통해 국내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해 IRA의 FTA 체결국 생산품 규정을 충족하면서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전략이다.

LG화학은 중국 절강 화유코발트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10만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짓기로 했으며, SK온과 에코프로는 중국 거린메이(GEM)와 합작법인 GEM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를 설립하고 최대 1조2100억원을 들여 연산 5만톤 수준의 전구체 공장을 새만금에 세울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도 화유코발트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약 1조2000억원을 투자해 포항에 전구체와 음극재 생산라인 건설에 나섰다.

다른 한편으로는 IRA 세부 지침 변수에 대비해 배터리 소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달 호주계 광업회사 블랙록마이닝의 자회사인 탄자니아 파루 그라파이트와 2차전지용 천연흑연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2차전지 사업개발과 투자를 담당하는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광권을 확보한 이후 2024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2만5000톤 규모의 염수리튬 상용화 공장 1단계 건설, 2만5000톤 규모의 2단계 공장도 올해 착공할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는 호주 필바라사의 광석 리튬광산 지분을 인수해 리튬이 함유된 광석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가공한 뒤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폴란드에 유럽 2차전지 공장의 폐전지 스크랩을 파쇄·가공해 블랙파우더를 만드는 PSLC를 준공했다.

북미 배터리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에도 속도가 붙었다. 현지 생산능력 확충을 통해 IRA 혜택과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7월 배터리 소재사 최초로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합작사 얼티엄캠을 설립,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에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 3만톤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얼티엄캠의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약 1조4억5000만원을 추가 투자하고 연산 3만3000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공장 증설, 연산 4만5000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 신설에 사용한다고 지난 2일 공시하기도 했다.

이밖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올해 안으로 북미 투자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도 최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분리막의 경우 북미 현지화를 전제로 투자 규모를 고객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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