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 삼성SDI 본사. 사진=삼성SDI
기흥 삼성SDI 본사. 사진=삼성SDI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정우 기자] 국내 배터리 제조업계가 중국과의 경쟁 격화 국면에 대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연구개발(R&D) 비용은 62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사 가운데 R&D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곳은 삼성SDI다. 삼성SDI는 올해 1분기 R&D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증가한 3088억원을 투입했다.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5.8%에 달한다. 삼성SDI는 국내 수원 연구소 외에도 미국, 독일, 중국 등에 R&D센터를 설립하고 기술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그간 삼성SDI는 해외 합작 등 시설 투자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비해 신중한 행보를 보여왔지만 R&D만큼은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에 역량을 집중, 올해 상반기 중 파일럿 라인을 준공하고 시제품을 생산해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2262억원의 R&D 투자를 단행했다. 전년 동기 대비 23.3% 늘어난 규모로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6%다.

SK온의 1분기 R&D 비용은 8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5% 늘었다.

이 같은 R&D 투자를 통해 3사는 모두 전고체 등 차세대 제품 기술 개발을 진행하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이 높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코발트 프리 배터리 등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힘을 쏟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오하이오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오하이오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3사는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과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등에 따라 글로벌 생산능력 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혼다와의 합작 등을 통해 일찌감치 북미에 진출, 글로벌 배터리 기업 중 가장 많은 북미 공장을 건설 또는 운영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배터리 생산라인 신·증설에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에 달하는 1조8104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SK온도 1분기 공장 신·증설에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2.3배 늘어난 2조1586억원을 투입했다. SK온은 기존 포드와의 북미 합작에 이어 현대자동차그룹과도 미국 조지아주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의 1분기 배터리 신·증설 투자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6034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SDI는 기존 스텔란티스에 이어 지난달 GM과의 미국 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는 LFP 배터리가 주력인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가격 경쟁력 대응부터 차세대 배터리 기술 선점, 생산능력 확충을 통한 고객사 관계 강화 등으로 격차를 벌리기 위함이다. 

SNE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2위는 중국 CATL과 BYD가 각각 35.0%와 16.2% 점유율을 기록하며 차지했다. 전년 동기 2위 자리에서 3위로 한 단계 내려온 LG에너지솔루션의 총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5% 늘었지만 BYD의 사용량이 무려 115.5% 급증하면서 추월당했다.

이어 일본 파나소닉이 점유율 9.0%로 4위를 유지했고 SK온이 전년 동기 대비 1.7%p 하락한 5.3% 점유율로 5위, 삼성SDI가 0.5%p 상승한 점유율 4.9%로 6위에 자리했다. 7~10위는 CALB, 궈시안, EVE, 신왕다 순으로 모두 중국 업체들이 차지했다. 국내 3사의 점유율 총합은 총합은 26.0%에서 24.7%로 1.3%포인트 떨어졌다.

중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 1분기 점유율을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이 28.0%로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2위 CATL이 점유율 24.4%로 지난해 1분기 9.6%포인트(p)였던 격차를 3.6%p로 줄이며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사 가운데 유일하게 직접 전기차까지 생산하는 BYD도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위협하는 모양새다.

SK온 NCM9 배터리. 사진=SK온
SK온 NCM9 배터리. 사진=SK온

반도체 산업에 이어 국가적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배터리 산업의 수출입 현황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리튬이온축전지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25억191만달러와 29억7800만달러로 4억7608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계 6억4177만달러의 누계 흑자를 기록한 데서 반전한 것이다. 수산화리튬, 코발트 등 국내 수급이 어려운 배터리 원재료 외에 배터리 완제품까지 수입액이 수출액을 넘어선 것은 2012년 해당 품목에 대한 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세부 내용을 보면 중국으로부터 수입액이 늘면서 적자로 이어졌다. 이 기간 리튬이온축전지 수입액에서 중국의 비중은 95%에 달했다. 전기 버스나 상용 전기차 등에 이어 현대자동차그룹의 ‘코나’, ‘니로’ 등에까지 중국산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수입 물량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내 배터리 완제품·소재 기업들의 해외 생산 비중이 크고 해외 공장에서 생산돼 고객사에 바로 납품되는 물량은 국내 수출로 잡히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배터리 산업 수출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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