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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온수로 냉방하는 ‘현대판 석빙고’ 한난 중앙지사

중온수를 활용하거나 직접 지역냉수를 생산해 냉방 냉수 생산할 땐 터보냉방·빙축열·흡수식 냉동기 활용

2023-06-27     안희민 기자
한국지역난방공사 중앙지사의 각종 설비들. 사진=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희민 기자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희민 기자]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 울창한 숲 안엔 ‘현대판 석빙고’가 냉기를 뿜고 있다. 다름아닌 한국지역난방공사 중앙지사(이하 한난 중앙지사) 시설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더운 봄이 익숙해진 요즘, 한난 중앙지사는 더위를 이기게 하는 든든한 건강도우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그 방법이 남다르다. 온수를 이용해 냉방을 하고 있는 것. 한난 중앙지사를 찾아 그들만의 ‘마술’을 들어봤다.

김상진 운영1팀장은 ‘온수를 이용한 냉방’ 개념을 소개했다. 온수를 이용한 냉방이라니? 에너지가 많이 들텐데, 경제성을 갖춘 방법이 있는가? 하는 연상이 머리에서 계속 뿜어 나왔다. 

한난은 땅속에 배관을 묻어 열원에서 사용자까지 뜨거운 물(열수)과 차가운 물(냉수)을 공급하는 사업자다. 여름엔 냉수가 필요한만큼 관련 설비 운영과 유지보수가 중요하다. 물론 생산한 냉수를 수요처에서 바로 소비하지는 않고 단지 ‘냉기’만을 뽑아 쓴다. 닫힌 회로, 즉 폐회로를 구성해 냉기를 전달하고, 수요처에선 전달받은 냉기를 이용해 냉방을 한다. 

김 팀장은 “냉기는 열교환기를 통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열교환기도 종류가 여러가지인데 판형 열교환기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열교환기 ‘판’에서 냉기 공급자의 폐회로와 냉기 수요자의 폐회로가 만난다. 폐회로인만큼 합쳐지진 않고 단지 냉기만 교환된다. 

김 팀장은 “한난 중앙지사가 냉방을 하는 방법은 ▲중온수를 이용한 냉방 ▲직접 생산한 지역냉수를 이용한 방법 2가지”라고 소개했다. 

김 팀장에 따르면 중온수는 온도가 80~150°C 가량 되기 때문에 흡수식 냉동기를 이용해 냉수를 생산하고, 폐회로를 통해 수요처에 냉기를 전달한다. 중온수와 달리 지역냉수는 3~3.5°C의 온도로 공급된다. 

흡수식 냉동기는 지역냉수를 생산하는데도 쓰인다. 사실 한난 중앙지사가 지역냉수를 생산하는 방식은 △흡수식 냉동기 외에 △빙축열조 이용 △터보식 냉동기를 이용한다. 

그림=한국지역난방공사 제공

이 3가지 방식 가운데 흡수식 냉동기를 이용한 지역냉수 생산방식이 가장 값이 싸다.

김태백 차장은 “흡수식 냉동기를 가동하려면 열이 필요한데 소각장 소각열이나 증기보일러 생산열을 이용한다”며 “한난 중앙지사에선 소각장 잉여열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장 값싸게 지역냉수를 생산하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즉, 에너지원이 전력이 아니라 176°의 증기와 95°C의 중온수가 주에너지원이다. 

흡수식 냉동기의 원리는 간단하다. 우리 피부에 물방울이 있으면 물방울이 증발하면서 열을 뺐어가 시원함을 느끼는데, 흡수식 냉동기는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흡수식 냉동기는 기기 내부의 기압을 1/100로 낮춰 온도가 5~6°C만 돼도 증발이 일어나도록 만든 장치다. 원활한 증발을 위해 기압만 낮추지 않는다. 리튬브로마이드(BrLi)라는 흡수액도 사용한다. 

BrLi 흡수액(이하 흡수액)은 두가지 기능을 수행하는데 △증발을 도와 냉기 생성을 돕고 △증발된 물을 다시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흡수액이 물을 머금고 액체상태로 있으면 증기와 중온수를 이용해 분리하는데 한난 중앙지사의 흡수식 냉동기는 한난 중앙지사 안의 소각장열을 이용한다. 이 과정에서 물과 흡수액이 증발하면서 표면에서 열을 빼앗아 냉기를 생산한다.   

흡수식 냉동기와 달리 빙축열조와 터보냉동기는 전기를 사용한다. 특히 빙축열조는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심야전기를 이용한다. 

김 차장에 따르면 한난 중앙지사에 설치된 4대의 빙축열조는 높이가 17m에 이르는 특제품이다. 이 높이는 국내 빙축열조로선 최대다. 빙축열조 안엔 성인 팔뚝 크기의 캡슐과 부동액이 들어있다. 이 캡슐 안에는 일반 물이 들어있다. 

전기를 이용해 온도를 낮추면 캡슐안의 물이 얼어 얼음이 된다. 이때 심야전기를 이용해 밤새 얼린 후 낮에 얼음의 냉기를 받은 부동액을 폐회로를 통해 냉기수요자에게 전달한다.

빙축열조는 밤에 냉기를 얼려두었다가 낮에 냉기를 배출하는 일종의 에너지저장장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Power 2 Heat(P2H)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한난 중앙지사를 방문한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한난 중앙지사의 빙축열조에 관심을 보이면서, 당시 브리핑을 맡은 송현규 부사장과 하계 전력피크 대응용으로 빙축열조를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수명연장을 통해 계속운전하게된 원전의 전기가 밤사이 남아돌 때 빙축열조의 물 캡슐을 얼려 냉기를 저장해뒀다가 낮에 방출할 수 있다. 동시에 낮에 태양광발전의 전력 생산량이 많아지면 남아도는 전기로 빙축열조를 얼렸다가 냉기를 재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빙축열조는 남아도는 전기나 전력피크 대응에 활용할 수 있다.

터보냉동기는 이름과 마찬가지로 전기를 이용해 빠르게 냉기를 만들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흡수식 냉동기보다 냉기를 만드는데 다소 비싼게 흠이지만, 냉기의 온도가 최대 5~6°C인 흡수식 냉동기와 달리 터보냉동기는 3°C의 냉기를 만들 수 있다. 

장단점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한난 중앙지사는 흡수식 냉동기, 빙축열조, 터보냉동기를 동시에 운영하면서 상황에 따라 대응한다. 

한난 중앙지사는 이들 장치를 이용해 관내 데이터센터 5곳을 비롯해 지역냉방 수요자 40곳에 냉수를 공급하고 있다. 

김상진 팀장은 “한난 중앙지사는 지역냉방이든 지역난방이든 한곳에서 대규모로 생산해 경제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특히 배관을 통해 냉온수를 공급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난 중앙지사의 제어실. 관내의 열공급을 통한 냉난방 현황을 일람하고 콘트롤할 수 있다. 사진=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