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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전폭 지원' 약속 새만금잼버리, '혐한 제조 축제' 전락하나

폭염 속 온열질환자 속출…정부, 개막 사흘 만에 대응

2023-08-03     박준영 기자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잼버리 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치러지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 환자가 속출하는 데다 행사장 내 열악한 환경에 대한 불만까지 쏟아지는 까닭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전폭 지원'을 약속했음에도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는 대회 개막 사흘째인 3일에서야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도봉구청의 무더위쉼터를 돌아보고 정부서울청사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대회가 끝날 때까지 159개국 참가자 약 4만3000명의 안전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김 장관은 이번 대회의 공동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 총리는 현장에 머무르며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얼음 등을 현장에 충분히 제공하고, 매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현장 상황과 조치 내역을 국민과 언론에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장관이 이번 대회의 총책임자인 만큼 마지막 참가자가 안전하게 새만금을 떠날 때까지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한 총리는 이 밖에도 국방부에 그늘막과 샤워시설 등 편의시설에 대한 보수·증설을 위한 공병대 지원을 지시했다. 응급상황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군의관 파견도 주문했다. 세계잼버리대회 조직위에는 온열 질환을 유발할 위험성이 큰 프로그램을 최소화하고,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휴식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연맹 등과 신속하게 협의하라고 당부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1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행사장에서 한 참가자가 그늘에 들어가 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찜통더위에 열악한 환경까지…참가자 불만 잇따라 

정부가 뒤늦게 잼버리 대회에 대한 '안전 확보' 등의 조치에 나선 것은 잇따르는 혹평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1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것은 물론 스카우트 명예총재로 추대된 윤 대통령이 지난 3월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지만 열악한 환경에 대한 불만은 쏟아지고 있다.

실제 계속되는 폭염에 온열 질환자는 400여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중증 환자'가 없다는 이유로 조직위가 행사를 강행하면서 전날 열린 개영식에서는 80여명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소방당국이 행사 중단을 요청했으나, 조직위가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의 참석을 고려해 이를 무시하고 강행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최창행 조직위 사무총장은 이날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개영식이 대통령실의 지시에 의해 강행됐다는 루머와 뉴스가 퍼지고 있는데 이는 완전히 가짜뉴스"라고 설명했다. 

최 사무총장의 해명에도 대회를 둘러싼 잡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실한 식사, 매점 폭리, 부족한 화장실 등으로 '혐한 제조 축제'라는 말까지 나오는 까닭이다.

잼버리 대회 참가자의 학부모인 A씨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더위고, 두 번째는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사전에 정보들이 없는 것"이라면서 "아무리 잼버리 정신이라지만 최소한 위생적이고 깨끗하게 해주는 등 기본은 갖추고 야영시켜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1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행사장 일부가 물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정부, 대회 중단 가능성 차단…"성공적으로 마무리"

일부 해외 국가에서도 청소년 안전 문제에 관한 우려를 표명하는 등 일각에서는 대회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일단 가능성을 차단하는 모양새다.

이기순 차관은 이날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긴급브리핑에서 "청소년 안전에 부합하는지 모든 과정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폭염상황에 따라 영내 과정 활동을 줄이고 영외 과정 활동을 확대하는 등 프로그램 운영을 탄력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잼버리 관련된 여러 가지 의사결정은 세계스카우트연맹과 한국스카우트연맹을 비롯해 여러 부처와 합동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면서 "남은 기간에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