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자회사형 GA...'보험 불황 극복' 묘수될까
'제판분리' 위해 연이은 자회사 설립 모집시장서 판매 경쟁 유리한 고지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 우려
2024-08-07 최동수 기자
◇ 저출산·고령화에 침체된 보험사의 해법
생보사들이 연이어 GA를 설립하는 이유는 업계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생보 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는 전속 설계사들의 이탈 역시 가속화됐고 여러 회사의 상품을 팔 수 있는 GA의 영향력도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보험연구원이 내놓은 '자회사 형 GA 시장 평가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보험의 설계사 정착률은 지난해 기준 39.0%에 그쳤다. 생보사의 대면 영업 매출 비중이 초회보험료 기준 99.3%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치명적이라는 평가다. 여전히 설계사가 영업하는 대면 채널 의존도가 높은 보험사들은 계속된 설계사 이탈에 GA 설립 필요성을 인지했고 상품설계와 제조는 모회사가 맡고 판매는 자회사(GA)가 담당하는 '제판분리' 형식의 운영을 늘리고 있다. 실제 전체 GA 소속 설계사 중 대형사 설계사 인력 비중은 지난 2015년 58.2%에서 지난해 74.7%로 8년간 16.5%포인트 증가했다. 또 대형 GA 중 적자기업 비중은 지난 2018년 17.6%에서 지난해 29.3%로 4년 12.3%포인트 늘었다. 또 생보사들은 GA를 통해 실적방어에도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자회사 GA가 거둬들인 전체 수수료 수입의 74.9%가 모회사에서 나왔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 모집시장에서 GA 채널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영업조직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면서 영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 피해 막기 위한 노력 필요
다만 전문가들은 보험시장의 중심축이 GA로 몰리면서 인력 확보를 위한 GA 업체 간 과도하거나 무분별한 경쟁이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김 연구위원은 "GA 업체의 비용지출 경쟁과 설계사의 잦은 이동은 불완전판매나 승환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제판분리 환경에서는 상품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객관적·중립적 위치에서 추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인수·합병(M&A)을 통한 중소업체와 대기업의 양극화에 대해서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