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토토 커뮤니티

카드사, 미래고객 MZ 선점 혈투...'혜택·기능 늘려라'

'가족카드' 허용에 상품 봇물...남용·부정사용 우려도 커져

2023-08-14     최동수 기자
롯데카드가 최근 출시한 티니카드. 사진=롯데카드.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카드사들이 어린이·청소년을 공략하며 '미래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금융당국이 미성년자의 신용카드 사용을 승인하는 혁신금융서비스를 추가 지정한 이후 카드사들은 청소년을 겨냥한 카드 상품 출시 움직임이 활발하다.

다만 MZ세대 관련 일부 신용카드에 전월 실적 조건이 포함되면서 혜택을 위해 실적을 강요하는 '카드사의 꼼수'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최근 미성년자 고객을 겨냥해 부모가 설정한 용돈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티니카드'를 출시했다. 신용을 보증받은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선불카드다.

티니카드는 부모가 자녀 용돈에 맞게 매월 한도를 설정하고 자녀가 이용한 금액만큼 결제하는 식이다. 한 달 용돈은 최대 50만원까지 설정할 수 있고 추가 용돈 지급도 가능하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충전의 번거로움을 덜고 용돈관리 기능은 강화해 자녀의 바람직한 경제관념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둔 카드"라며 "디지털에 익숙한 이용자 특성을 반영하여 온라인 결제와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도 각각 '마이틴스(My TeenS)', '아이디포켓(iD POCKET) 카드'란 청소년 자녀 대상 가족 신용카드를 내놓았다. 계좌·신분증이 없는 청소년도 휴대폰 인증만 하면 발급받을 수 있다.

해당 카드에는 △대중교통 할인 △편의점 포인트 적립 △배달앱·커피전문점 1% 할인 △모바일 기프티콘 제공 등이 들어가 있어 청소년들이 필요한 곳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롯데·삼성·신한카드에 이어 우리카드와 현대카드도 내년 상반기 미성년 자녀 대상 가족카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카드 역시 초기보다는 완화된 서비스로 고객 유입률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청소년 관련 카드에 대한 구체적인 출시 계획도 점점 늘고 있다"며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엔 더 많은 카드들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 마이포켓 카드. 사진=삼성카드.

◇ 선점 통해 '록인' 효과 노린다

카드사들이 앞다퉈 MZ세대 관련 카드를 출시하는 이유는 '록인(Lock-in)' 효과를 노리기 때문이다. 이는 단기적인 수익 확대 뿐만 아니라 미래 고객을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대체로 처음 접한 카드사의 카드 상품을 향후에도 꾸준히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보니 관련 마케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지난 6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미성년자 대상 신용카드(가족카드) 발급을 제한적으로 허용해 주면서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조달금리 상승 등의 어려운 업황을 극복할 새로운 먹거리로 MZ세대를 공략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 반응도 긍정적이다. 과거와 달리 각종 안전장치가 있는 만큼 신용카드 사용을 통해 건전하고 효율적인 금융거래와 소비지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존에 계좌나 현금으로 받던 용돈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고 각종 혜택도 챙길 수 있어 발급량 역시 꾸준하게 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부모가 직접 발급을 받아야 하고 사용하는 업종도 제한할 수 있는 등 각종 안전장치가 포함돼 있어 현금으로 주는 용돈보다 부모들은 더 관리하기 쉬울 수 있다"며 "특히 소비내역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부모님들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카드고릴라.

◇ '전월실적' 꼼수·부작용 등의 우려도

다만 일각에선 카드사들이 까다로운 전월 실적 등을 내걸며 MZ세대들의 혜택을 막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한다. 또 청소년 신용카드가 점차 늘면 절제력이 없는 청소년들이 무분별한 소비를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게임 특화 카드로 최근 출시된 모 카드의 경우 가입 상품과 전월 이용금액에 따라 최대 3%까지 한도 없이 게임 포인트를 받을 수 있지만 전월실적 기준을 채우지 못하면 0.5%만 적립된다. 

대부분의 카드가 전월실적에 할인이나 적립받아 결제하는 금액이 포함되지 않아 전월실적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MZ세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카드 중 하나로 꼽히는 다른 카드사의 카드 역시 전월실적이 40만원을 넘겨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으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 해당 카드사측은 "전월 실적건은 타사와 다른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을 위해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신용카드'인 만큼 카드 남용과 부정 사용의 위험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국내 최대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지난달 초 7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미성년의 카드 남용, 부정 사용 등 부작용이 걱정된다'는 답변이 58.7%에 달할 정도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금융에 대한 교육이 선행된 이후 카드를 발급해 주는 것이 좋다며 신용관리에 대해 보다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카드사 관계자도 "사회공헌 부분에서 청소년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꾸준한 교육을 통해 적절한 소비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