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줄고 연체율 늘고..'혜자카드 없애라' 카드사 위기 탈출 특명
계속된 노력에도 올 상반기 실적 악화 이어져 데이터사업 강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 총력 카드사 실적 악화가 혜택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카드사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줄고 연체율은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경영 여건이 악화됐고 하반기 경영 방향을 실적 개선으로 잡고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카드사들의 실적이 크게 나빠지면서 업계에선 카드사가 조달 비용을 만회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높이고 고객에게 주는 혜택을 더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 등 국내 전업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2.8% 감소했다. 카드사들의 총수입은 늘었지만 이자 비용과 대손 비용 등 총비용이 급증해 순익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난 6월 말 기준 카드사의 연체율(총채권 기준)은 1.58%로 전년 말보다 0.38%p 상승했다. 부문별로 보면 신용판매 연체율은 0.87%로 전년 말보다 0.22%p, 카드대출 연체율은 3.67%로 0.69%p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총자산이익률(ROA)도 1.41%로 전년 동기보다 0.14%p 하락했다. ROA는 총자산으로 수익을 얼마나 창출했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카드사 실적이 매 분기마다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급격한 시장 금리 상승 때문이다. 은행과 같은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대부분 채권을 통해 사업 자금을 조달하는데 지난해 말부터 채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카드사들의 조달 비용이 증가했다. 이와 더불어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경기 여건이 악화되고 고객들의 상환능력은 약화되면서 대손충당금 비용도 늘었다.
카드사 관계자는 "조달비용 상승이 계속되면서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다양한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 계속된 실적 악화에 내실 경영 강화
업계에선 금리 인상이 당분간은 이어지고 녹록지 않은 경기에 높은 연체율 역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보니 하반기 역시 실적 악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카드사들은 자산 건전성 관리 등 내실 경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신한카드는 온오프라인 균형 성장 전략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카드 고객뿐만 아니라 플랫폼, 신사업 고객 등 온·오프라인의 균형적 성장 전략을 펼쳐왔는데 1분기에 통합멤버십과 통합 MAU(월간 활성 이용자) 모두 증가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감안해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 등 강도 높은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도 내실 기반의 효율 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데이터사업 경쟁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KB국민카드는 효율적인 회원 성장, 카드이용금액 등 내실 성장을 강화하고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는 한편 KB페이 성장동력 확보 등 신사업 역량 강화로 이익 창출 기반을 다진다는 각오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 역시 리스크 관리와 비용 효율화로 시장환경에 대응하는 동시에 건전성 위주의 자산 관리 계획을 제시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는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주어진 비용을 관리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하반기 경영 방향 역시 관리 강화 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혜택 축소 등 고객들도 피해
일각에선 카드사의 실적 악화가 자연스럽게 고객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카드사들은 업황 악화를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인기인 '혜자카드(혜택이 많은 카드)'를 단종시키거나 혜택을 줄이면서 관련 민원 역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에 단종한 카드는 159개로 지난해(116개) 단종 카드 수를 이미 넘어섰다. 특히 뛰어난 혜택으로 인기를 끌었던 카드들이 연이어 단종되면서 혜택 축소에 불만을 품은 소비자들의 민원이 폭증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소비자 민원은 지난해보다 60% 이상 급증한 약 4000건으로 집계됐다.
조달 비용을 만회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높이는 카드사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카드사는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와 리볼빙 서비스의 금리를 법정 최고치인 연 20%까지 올리면서 경영 악화에 따른 리스크를 소비자에게 돌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카드사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서 혜택 축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대출에 있어서도 조달 비용을 만회하기 위해 대출금리가 높아지는 등의 상황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