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쓰는 카뱅 주가…상반기 소액주주 6만5000명 떠났다
주식도 86만주 감소…"KB 9213명·하나 1만2696명 증가" 상반기 주가 1.66% 하락…BNK금융·기업銀 9~10% 상승 '건전성·최대주주' 리스크…"김범수 창업자 시세조종 혐의"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카카오뱅크가 올 상반기 호실적을 거뒀지만 주가는 제 힘을 못쓰고 있다. 별다른 등락없이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이에 6만명이 넘는 소액주주가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에선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추가 반등 시점에 관심을 두고 있다.
18일 카카오뱅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소액주주는 총 73만3984명이다. 지난해 12월 31일 79만8773명에서 6개월 만에 6만4789명이 줄었다. 이들 주식도 약 86만주 감소했다. 같은 기간 KB금융 주주가 9213명 증가했고, 하나금융지주에선 1만2696명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이러한 원인으로는 주가의 박스권이 지목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상반기 1.66% 낮아졌다. KRX은행지수에 포함된 은행주 9개 종목 중 하나금융지주(3.92%) 다음으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반대로 BNK금융지주, 기업은행은 이 기간 각각 10.0%, 9.30% 상승면서 눈에 띄는 오름폭을 보였다.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3분기가 돼서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달엔 소폭 회복세를 보였으나 이달 들어 최근 8거래일 연속 하락장을 기록하면서 이날(18일)에도 전 거래일보다 250원(0.97%) 낮아진 2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첫날 마감가(6만9800원)보다 63.4% 낮아졌다.
이달 2일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대비 48.5% 증가한 183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2% 늘어난 2482억원을 시현했다. 역대 최대 반기 실적으로 여신상품(신용, 마이너스 등) 잔액이 늘어난게 성장을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주가는 이날 5% 빠지며 전날 상승폭(14.04%) 일부를 반납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4월 간담회에서 '영업이익 확대'를 주가 부양책 중 하나로 내걸었고, 실제 최대 영업익으로 이어졌지만 결과적으론 무용지물이 됐다. 시장에선 주가 부진의 배경으로 건전성 우려, 최대주주 리스크 등을 꼽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상반기 눈에 띄는 실적을 거뒀다. 반면, 건전성 지표는 상대적으로 악화됐다. 반기 연체율은 0.52%로 지난해 말 0.49%와 비해 0.03%포인트 올랐으며 2년 전(0.22%)과 비교해봐도 2배 이상 뛰었다. 총 여신이 지난해말 27조8877억원에서 33조9137억원으로 21.6% 늘어났는데, 이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36%에서 0.42%로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합계액(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이 여신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게다가 이자가 연체되고 원금상환도 어려워보이는 부실채권을 가리키는 무수익여신 비율도 0.36%에서 0.42%로 올랐다.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주담대 등 대출의 성장으로 수익성을 확보했다. 지금부터는 건전성 관리가 절실해보이는 대목이다.
하반기 카카오뱅크의 주가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는 대주주 카카오의 오너리스크가 지목된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혐의를 받고 있고, 최근엔 금융감독원이 압수수색하면서 카카오뱅크 주가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카카오 계열사 노동조합의 집회에서 나온 고용불안 등의 목소리도 주가 부양을 위해 해결돼야 할 숙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주담대 중심의 높은 대출 성장이 기대된다"라며 "대출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고성장은 올해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높은 CET1비율과 함께 선제적인 수신 확보로 높은 대출성장에 큰 제약이 없다는 점이 강점이다"라며 "기존 신용대출 중심에서 담보 위주의 대출 포트폴리오가 빠르게 갖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대손비용 하향 안정화도 예상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3만3000원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