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충전에 400㎞’ 中 LFP 역습에 K배터리 긴장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CATL이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도 긴장하는 모양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ATL은 지난 16일 10분 급속 충전해 40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 LFP 배터리 제품 ‘선싱’을 개발, 올해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CATL이 자체 개발한 ‘이온링’이라는 초전도 전해질 기술과 초박막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다.
CATL에 따르면 선싱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충전되는 전기차 배터리로 완전 충전까지 15분 걸리며 최대 주행거리 700㎞을 지원한다. 또 낮은 기온에서의 충전 성능을 보장해 영하 10도 환경에서 30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고 CATL은 설명했다.
선싱이 CATL이 밝힌 제원대로 생산된다면 이는 올해 ‘CES 2023 최고혁신상’에 선정된 SK온의 하이니켈 제품 ‘SF(Super Fast) 배터리’보다도 수치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셈이다. SK온의 SF 배터리는 공개 당시 18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고 한 번 충전에 4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성능으로 소개됐다.
CATL 등 중국 기업들이 주로 생산하는 LFP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사들이 주력해온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떨어져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원가가 낮아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며 성능도 빠르게 개선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전기차 가격 경쟁에 뛰어든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LFP 배터리 채택 비중을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FP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5%로 2018년 약 8%에서 급격히 확대됐다. 최근 국내 시판되는 전기차 모델 중에서도 LFP 배터리 탑재 차종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자국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중국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입지도 커지고 있다. SNE리서치 집계 결과 올해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CATL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6.7%포인트 상승한 27.2%로 1위 LG에너지솔루션(점유율 28.7%)과 격차를 8.4%포인트에서 1.5%포인트까지 빠르게 좁혔다. 중국을 포함한 전체 시장에서는 CATL이 점유율 36.8%로 1위이며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 총합은 60%가 넘는다.
국내 배터리 3사도 LFP 개발에 뛰어들며 대응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우선적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선보이고 양산 준비에 들어갔으며, SK온은 올해 3월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3사 중 가장 늦게 LFP 개발을 공식화 한 삼성SDI도 울산 공장에 관련 생산시설을 세우는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수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회장은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CATL의 LFP 신제품 발표와 관련된 질의에 “저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