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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론 '140억 CB물량' 매각...인수사는 즉시 내다 팔면 65억 평가익

전환가액 3000원대…물량 기발행주식 대비 15% 달해 케이제이코퍼레이션 CB 인수 후 전환시 오버행 우려

2023-09-01     김병탁 기자
라이트론 박찬희 대표(왼쪽)가 지난달 초 엠오유마인창대광산 금석두 회장과 몰리브덴광산 지분 100% 매입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후 악수하고 있다.(사진=라이트론)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코스닥 상장사인 광통신 모듈 부품 전문 제조기업 라이트론이 최근 몰리브덴광산 개발 및 탄산리튬 제조사 인수 추진을 위해 회사가 보유한 140억원에 달하는 전환사채(CB) 물량을 매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당 CB는 바로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해, 향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에 따른 시세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추정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이트론은 타법인 출자증권 취득 자금의 목적으로 6회차 CB 21억원, 7회차 CB 9억원, 8회차 CB 4억8000만원 등 권면총액 34억8000만원의 물량을 케이제이코퍼레이션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인수대금 납부일은 오는 11일 예정돼 있다.

이처럼 라이트론이 CB를 매각한 데는 신사업 투자와 관련돼 있다. 라이트론은 지난달 초 엠오유마인창대광산과 몰리브덴광산 지분 100% 매입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같은 달 탄산리튬 제조사인 오션허브의 지분 51%를 인수하기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도 라이트론은 8회차 CB 물량 104억8000만원(권면총액)을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케이제이코퍼레이션에 111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8월 13일까지 잔금을 치러 해당물량을 모두 넘길 예정이었으나, 매수자의 요청으로 잔금 납입일은 오는 5일로 연기됐다.

케이제이코퍼레이션의 경우 원활한 자금 납부만 마친다면, 라이트론의 CB물량 139억6000만원을 소유하게 된다. 더욱이 해당 물량은 지금 당장 주식으로 전환 가능하며, 전환가액도 3352원에서 3521원으로 현재 주가(8월 31일 종가 기준 5380원)보다 저렴하다. 전환물량도 400만7738주로, 기발행주식(2720만5490주) 대비 14.73%의 비중이다. 또한 현 라이트론의 대주주 지분(442만7665주)과 맞멎는 수준이다.

다만 이번 매각과 관련한 계약 약정에서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를 일체 하지 않는다’고 명시해, 대주주 변경 등 경영 리스크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시중에 쏟아질 대규모 잠재물량으로 인한 시세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권의 욕심 없이 지금 당장 전환 가능한 CB를 대규모 매입한다는 것은 주식 전환 후 시세차익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며 “케이제이코퍼레이션이 해당 물량을 인수 후 주식 보유 물량을 공시해야 하는 ‘5%룰’ 공시규정을 피해, 다시 다른 투자자에게 재매각 등 방식을 통해 나눠 전환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케이제이코퍼레이션이 CB 인수 후 전량 전환할 경우 지난달 31일 종가(5380원)와 비교하면 65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한다. CB 전환 후 늘어난 유통물량으로 인한 시세조정을 감안하더라도, 이를 매수한 투자자들은 현재로선 큰 차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라이트론은 “신규 투자를 위한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CB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며 “CB 전환으로 오버행 등 이슈가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CB 전환으로 인한 자본의 확대로 재무가 더 안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라이트론은 연결 기준 지난 2020년과 2021년 각각 189억원과 45억원의 영업손실을 겪어오다 지난해 12억원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다시 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2억원으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적자 폭이 줄어들지 않거나 추가 투자 유치가 없을 경우 현금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