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와 결별’ 선언했던 정비사업장, 기존 업체와 재결합 잇따라
홍제3구역, 현대건설과 공사비 갈등 일단락
롯데건설, 미성크로바 재건축사업 시공권 유지
2024-09-13 김하수 기자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시공사와 갈등을 빚었던 정비사업지들이 시공사와의 갈등을 마무리하고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리고 있다. 시공사 교체로 인한 사업비 인상과 공사 지연 등을 고려하면 기존 시공사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실익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조합은 이달 초 진행한 조합원 총회에서 ‘현대건설 시공계약 해지’ 안건 상정을 취소했다.
앞서 지난 2020년 조합은 시공사와 3.3㎡ 512만원 수준의 공사비로 계약을 맺었으나, 지난해 687만원, 올해 898만6400원을 제안받았다. 3년 사이 공사비가 75.5% 인상된 것이다. 이후 약 1년간 양측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조합은 결국 시공사 해지 수순까지 나섰다.
이후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이 대외적으로 알려지면서 현대건설 측이 봉합에 나섰고 조합과 큰 틀의 합의는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제시된 평당 898만6400원 보다 낮은 수준으로 의견을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현대건설은 조합운영비를 포함한 사업비 추가 대여를 통해 조합 어려움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공사비 절감을 위한 설계 변경에 나서는 등 조합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건설도 서울 송파구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권을 유지했다.
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 9일 단지 인근에 위치한 송파 YMCA센터에서 시공사 선정을 위한 2023년도 임시총회를 열었다. 이날 우선협상대상자인 롯데건설이 조합원 다수의 지지를 받아 시공사로 선정됐다.
조합은 지난 2017년 10월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이 2019년 조합을 상대로 시공사 선정총회에 대한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롯데건설이 직원들을 이용해 조합원 일부에게 현금이나 여행상품 등 총 5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것.
1심은 원고 패소 판결을 했으나 항소심에서 원고 측 손을 들어주면서 시공권을 박탈 당할 위기에 놓였다. 이후 지난 8월말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기각 판결이 내려졌다.
조합은 장기간 공사가 중단될 것을 우려해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 시공사 입찰 절차를 새롭게 진행했다. 대법원 판결 전 선제적으로 새롭게 입찰 절차에 나서면서 시공자 부재에 따른 사업 공백 기간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이후 롯데건설이 2차례 단독입찰에 나섰고 총회에서 롯데건설을 선정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원자재값, 인건비의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과 좀 더 좋은 조건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시공사를 교체하는 사업지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다만 시공사 교체 시 사업이 수개월 이상 지연되고, 늘어난 사업비는 결국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하기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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