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나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민주당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가결 표를 던진 같은 당 의원들에게 “배신자”, “동포를 탄압한 친일파”와 같은 수위 높은 표현으로 공격하며, 이들을 찾아내 응징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친명계의 격앙된 반응에 대체로 움츠리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일부 비명계 의원들은 이 같은 친명계 의원들의 반응에 대해 “이거야 말로 반민주적이고 당에 해로운 행위”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친명계, ‘가결’ 의원에 “배신자, 윤석열 정권과 손잡아”

2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친명계 의원들의 가결 투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한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먼저 단식 중인 이 대표와 사퇴한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를 대신해 회의를 주재한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제 나라 국민이 제 나라를 팔아먹었듯이, 같은 당 국회의원들이 자기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 적과의 동침이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정 최고위원은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의 정적 제거, 야당 탄압의 공작에 놀아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해당행위”라며 “용납할 수 없는 명백한 해당행위에 대해서는 전 당원의 뜻을 모아 상응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앞에서 날아오는 총탄보다 뒤통수에 꽂히는 돌멩이가 더 마음을 찢어지게 한다”며 “검찰 독재정권의 정치 탄압에 똘똘 뭉쳐 싸워도 모자랄 판에 어떻게 동지의 등에 칼을 꽂을 수 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서은숙 민주당 최고위원은 민주당에서 부결 표를 던진 의원들을 “정상적인 의원님들”로, 가결 표를 던진 의원들을 “친일파”로 규정하는 등 한층 수위 높은 발언들을 쏟아냈다. 서 최고위원은 “그동안 실력으로 평가받아 언론 방송에서 주목받은 적 없던 의원들이 윤석열 정권 하에서 당과 당 대표를 비난하면 대서특필됐다”며 “일제 식민지 시절에 동포를 탄압한 친일파들이 권력의 사랑을 받았듯이, 윤석열 검사독재 시절에는 자기 당과 동지를 모욕하고 공격하는 분들이 언론 방송 특수를 노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서 최고위원은 “(민주당 내) 30명의 소수가 136명 다수의 뜻을 꺾을 수 있었던 것은 30명의 소수가 윤석열 검사독재와 정치적으로 손을 잡았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배신자, 독재부역자들이 암적 존재인 것”이라고도 분노했다.

그는 “(가결 투표 의원들은) 말로는 ‘당을 위하여’라고 외치지만 그 포장지를 벗기면 자기 잇속 챙기기만 가득 차 있다”며 “자신이 해당행위를 한 것을 공개하고 큰 소리를 친 내부의 적부터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명계 “가결표 색출? 그런 모습이 국민 볼 때는 섬짓”

이에 일부 비명계 의원들은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등 친명계 의원들과 이 대표 지지자들의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 공개발언에서 “저에게 다음 총선에서 당선을 막겠다는 당원들의 문자가 쇄도한다”며 “저는 부결표를 던졌다. 그러나 이런 말을 한들 제 말을 믿어주시겠나”라고 항변했다. 비명계 송갑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 아예 불참했다.

다만 일부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와 당 지도부의 총사퇴를 촉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책임져야 할 사람은 가만히 있고 오히려 책임이 약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떠넘기는 현상”이라며 “책임져야 될 사람은 이 대표를 비롯한 기존 지도부”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당 대표를 내려 놔야 되는 건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엔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비명계 의원들이 가결 투표 민주당 의원 색출론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그런 모습이 국민들이 볼 때는 얼마나 섬짓하고 민주당이 진짜 민주당 맞나 이런 생각이 들지 않겠나”라며 “당의 해로운 행위다. 그거야 말로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어떻게 비밀 무기명 투표에서 색출이라는 게 말이 되나. 그리고 다 안다”며 “색출이 두려운 게 아니라 색출하는 행태가,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 그건 몰상식하고 반민주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속? 기각?…26일 영장심사, 이재명 운명 가를 분수령

한편 오는 26일로 예정된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다시 한 번 이 대표의 정치적 향방을 가를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할 경우 친명계에 당 수습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총선을 앞두고 비명계 숙청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와 관련해선 이 대표가 옥중에서 당 대표의 권한을 행사하는 시나리오, 사퇴하는 시나리오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구속되는 사태가 없기를 저도 진정으로 바란다”면서도 “그런데 어쩔 수 없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그러면 대표직 그만둬야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무슨 독립운동 하다가 교도소 간 것도 아닌데 지금 비리 의혹 때문에 구속됐다고 한다면, 나중에 무고함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는 리더십이 보장될 수 있나”라며 “옥중 뭐를 하겠다, 이거는 제가 볼 때는 진짜 강짜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정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누구 좋으라고, 이 대표 사퇴는 없다”라고 일축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 대표 사퇴론에 대해 “이 대표 체제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