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구상‧연말인사‧네옴수주‧엑스포 유치’...쉴 틈 없는 총수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병용 기자] 추석 연휴를 쉴 틈 없이 보낸 재계에 여전히 과제가 산적하다.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내년 사업 계획을 구상하고, 복합 위기를 뚫어낼 인재를 찾을 정기 인사의 묘수를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와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도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달 삼성에는 기념일이 기다리고 있다.
오는 25일이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별세 3주기다. 이 선대회장은 대대적인 변화를 주문했던 ‘신경영 선언’으로 대표되는 인물이다. 이에 따라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이재용 회장이 이 선대회장을 뛰어넘겠다며 경영 비전으로 삼은 ‘뉴삼성’ 메시지를 추가적으로 내놓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반도체 불황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에 고강도 인사를 단행할지 이목을 끈다. 특히 반도체와 가전 등 주력 사업 부문에 시선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매년 12월 초에 임원 인사를 실시하고 있다.
SK그룹에도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경기 침체와 공급망 위기 등의 경영상 불확실성을 고려해 인사가 최소한으로 이뤄졌지만, 올해도 실적이 저조하면 인사 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는 매년 12월 첫째 주에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거쳐 임원 인사를 시행한다.
역시 12월에 임원들의 거취를 결정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올해 인사에는 전기차, 목적기반차량(PBV),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그룹 신사업을 담당하는 임원들의 약진이 예상된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면서 실적 상승을 위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임원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11월 말로 예상되는 LG그룹의 인사는 매년 하반기에 경영실적과 다음 해 사업 계획을 논의하는 사업보고회가 쇼케이스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구광모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ABC) 분야 등을 점찍어 놓은 터라 관련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고 실적을 낼 수 있는 임원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오일 머니’ 공략에 관심이 집중된다. 네옴시티 수주를 현실화시키면 수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4대 그룹 총수들을 비롯한 10대 그룹 회장들은 이달 중순 사우디 출장길에 올라 사업비 1조 달러를 들여 네옴시티 건설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접견해 폭넓은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61조원의 경제효과가 기대되는 부산엑스포 유치에도 심혈을 기울일 전망이다. 총수들은 투표지 최종 투표일(11월28일)을 채 두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어서 막바지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장인 최태원 회장은 올해 ‘CEO 세미나’ 개최 장소로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를 낙점했다.
오는 16일부터 사흘간 진행한다. CEO 세미나는 확대경영회의‧이천포럼과 함께 그룹 최대 행사 중 하나다. 계열사 CEO들이 총집결하는 세미나의 개최 장소로 파리를 결정한 것은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부산 유치에 힘을 싣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도 다양한 인맥을 활용해 글로벌 교섭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역량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 전시장의 영상 스크린에 신제품과 함께 부산엑스포 엠블럼을 포함해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제78차 유엔(UN) 총회 고위급 주간에 맞춰 부산엑스포의 차별화 포인트인 ‘친환경 기술 적용을 통한 탄소중립 엑스포’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등 전기차 3종을 아트카로 선정해 투입, 글로벌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