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상상인 애큐온 조은 한화 등 다수의 저축은행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들 저축은행의 새 주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해당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에 가입돼 있는 금융소비자들도 행여 자산을 잃지 않을까 불안감을 표출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과거 저축은행 파산 사태를 떠올리며 우려를 키우고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저축은행 매각과 합병은 단순히 주인만 바뀌는 것일 뿐이어서 저축은행이 파산하지 않는 한 소비자가 받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17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현재 상상인 애큐온 조은 한화저축은행 등은 경영권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금융위원회로부터 매각 명령이 내려져 곧 매물로 나올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우리금융그룹이 인수 검토를 공식화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7월부터 한화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조은저축은행은 모회사인 홍콩계 투자금융그룹 SC로이가 올 초부터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업계 6위권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2019년부터 홍콩계 사모펀드 베어링PEA가 경영권을 갖고 있는데 내년부터 매각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 매물은 지방 은행까지 다 포함하면 최소 10곳 이상"이라며 "거래를 위한 물밑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업황 악화에 인수자 찾기 난항

이러한 인수합병 움직임에 대해 저축은행 업계에선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인수합병을 통한 시장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으로 업황 악화를 타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그동안 저축은행은 기업들이 탐내는 매력적인 매물 중 하나였지만 작년 연말부터 시작된 고금리 기조와 연체율 상승, 부동산PF 리스크 등으로 인해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시에 악화되면서 수요는 없는 가운데 매물만 쌓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올 4분기 역시 경영 위기가 계속 되면서 인수 원매자가 나타나면 쌍수를 들고 반기는 분위기다.

박선지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저축은행 업계가 예금은행 등 타 금융권 대비 취약한 여수신 기반으로 인해 이자이익은 크게 감소했으며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오르는 등 하반기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자산건전성 저하에 대비한 자본 적정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의 효과적인 M&A를 위해선 동일 대주주가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 저축은행도 소유할 수 있도록 추가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M&A 활성화를 위해 지난 7월 동일 대주주가 최대 4곳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지만 대상 지역이 비수도권으로 한정되면서 반쪽짜리 규제 완화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그나마 대형 저축은행은 거래 시도라도 있지만 비수도권 저축은행의 경우 팔고 싶어도 매수 문의가 아예 없는 상황"이라며 "지역 간 M&A 규제를 풀 경우 금융지주사뿐 아니라 영업망 확대와 대형화를 노리는 타 저축은행도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 매각으로 금융 소비자가 받는 영향은 제한적

저축은행 인수합병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오자 예치해 둔 자산에 문제가 생길까 염려하는 금융 소비자들도 점차 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매각을 검토 중인 저축은행 5곳(상상인 상상인플러스 애큐온 조은 한화)의 계좌 수는 총 54만4961개다. IB업계에서 매물로 거론되는 저축은행까지 포함한 계좌 수는 100만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지난 2011년과 같은 저축은행 대규모 파산 사태가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내비친다. 일부 재테크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저축은행 매각 가능성에 대해 "예금을 계속 넣어놓는 게 좋을까요" "이자도 못 받는 거 아니냐" 등의 질문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금융권에선 예·적금 가입자 등 저축은행 소비자들이 받는 영향은 제한적이라 보고 있다. 파산과 달리 매각되면 인수한 저축은행으로 자산이 양도되기 때문이다. 혹시 과거 저축은행 사태처럼 파산하더라도 5000만원 이하의 원금과 이자는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보호된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저축은행 매각, 저축은행 간 합병 등의 사안은 예금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저축은행 이용시 대주주의 재무상태, 평판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금융 상품은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상품 가입에 앞서 대주주의 신용등급, 특이사항을 살펴보는 게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