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서울보증보험 '상장 재도전'...몸값 다시 책정 등 시장 상황 여전히 험난
케이뱅크, 경쟁사 토스도 상장 앞둬 관심 쏠릴 수도...토스 몸값에 영향받을 가능성 서울보증보험, 오버행 우려 해소해야...몸값 낮추기엔 예보 원금 회수 계획에 차질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영문 기자] 지난해 나란히 상장을 철회했던 케이뱅크와 서울보증보험이 재상장 도전에 나섰다. 시장 기대치 대비 높은 몸값을 원했던 양사인 만큼 적정한 몸값 책정 등 상장 성공을 위해 보다 확실한 제반 사항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서울보증보험이 재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2월, 서울보증보험은 지난해 10월 각각 IPO 신청을 철회했다.
양사는 금융사라는 공통점과 함께 케이뱅크는 KT 계열, 서울보증보험은 예금보험공사의 자회사로 상장 추진 당시 대어로 꼽혔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적정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다.
양사 모두 몸값에 대한 기대치와 실제 시장 평가가 다소 차이가 났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케이뱅크는 상장 추진 초기 몸값이 8조원에 육박했으나 이후 시장 상황이 안 좋아져 반토막 났다. 서울보증보험의 경우 3조7000원 규모를 목표로 했으나 투자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특히 케이뱅크가 상장을 추진했던 시기를 포함해 2022년 말부터 대어들을 향한 투자자들의 평가가 유독 가혹했다. 지난해 첫 대어급으로 꼽혔던 컬리가 상장을 철회한 데 이어 오아시스도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자 상장 계획을 중단했다.
증시 악화와 변동성 증가로 전반적인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 대어들의 상장에 다소 부담으로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소형주의 경우 비교적 저렴한 공모가와 적은 유통 물량 등으로 따상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침체된 시장 상황을 제외한다면 케이뱅크의 IPO 흥행은 기대할 만했다. 지난 2021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케이뱅크는 상장 직전인 2022년 3분기 누적 순이익도 714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서호성 당시 케이뱅크 은행장은 2023년 신년사에서 "IPO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서울보증보험의 경우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한 높은 배당금을 장점으로 부각했다. 그러나 수요 예측에서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희망 공모가 범위 하단보다도 밑도는 금액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보증보험의 당시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9500원에서 5만1800원이었다.
서울보증보험도 역시 상장 추진 당시 금리 인상 등 시장 여건이 안 좋았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으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도 발생해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었다.
또 100% 구주 매출로 진행된 공모 구조와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에 대한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보증보험은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90% 넘게 보유하고 있었는데 예보 지분의 80% 이상이 의무보호 예수기간 6개월로 설정돼 6개월이 지나면 막대한 물량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높았다.
양사 모두 상장 재도전을 밝혔으나 현재 여건도 만만치 않다. 먼저 케이뱅크의 경우 경쟁사인 토스뱅크를 운영하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도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이다.
현재 장외시장에서 비바리퍼블리카의 몸값은 약 9조원, 케이뱅크는 약 4조원을 기록하고 있어 비슷한 시기에 상장을 진행할 경우 투자자들의 관심이 비바리퍼블리카로 쏠릴 확률이 높다. 또 비바리퍼블리카의 흥행 성적에 따라 케이뱅크의 몸값이 재조정될 확률이 높아 관련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케이뱅크는 재상장을 앞두고 주관사를 다시 선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을 당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JP모간 등 이었다. 기존 주관사를 그대로 진행하는 것도 무방한데 시간과 비용을 써가며 주관사를 재선정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1년이 지난 만큼 현 상황에서의 입지와 몸값 등 이번 상장에 대한 객관적인 의견을 듣기 위함으로 보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의 경우 IPO의 첫 단계인 지정감사인 신청 단계로 아직 상장 계획이 구체화되진 않았다. 그러나 지난 상장 여건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주 매출과 의무보호 예수기간 등 투자자들에게 부담스러운 조건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희망 공모가, 몸값을 낮추기에는 예보의 자금 회수 계획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이상적인 몸값 책정이나 투자자들을 혹하게 만들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