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가능성·업황 개선 영향
현재 기업가치 4조2700억원 예상
자본비율 개선·신규 자본 유입 기대
[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케이뱅크가 2년 만에 기업공개(IPO) 추진에 나서면서 향후 '건전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간 IPO 시기를 놓고 고심했던 케이뱅크가 이번에 재추진에 나선 이유는 올해 기준금리 인하 조짐과 함께 카카오뱅크 등 업황도 개선되면서 몸값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19일 케이뱅크는 전날 경영공시를 통해 이사회에서 IPO 추진을 결정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케이뱅크는 연내 상장 완료를 목표로 이른 시일 내에 지정감사인 신청 및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앞서 지난 2022년 6월 예비심사를 신청해 같은해 9월 승인을 받았다. 이후 지난해 2월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IPO를 철회한 바 있다.
케이뱅크가 2년 만에 IPO 추진에 나선 데는 IPO 시장이 호조될 것으로 보여져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올해 기준금리 상황도 그렇고, 카카오뱅크 등의 업황도 개선되고 있어 IPO 시기가 적절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내에서는 올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에 따라 IPO 시장도 훈풍이 불 것으로 예견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 인사로 알려진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올해 3분기부터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이 올해 6월·9월·12월 연간 3회의 금리를 내릴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케이뱅크의 피어그룹(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의 주가도 개선되면서 케이뱅크의 몸값도 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피업그룹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3분기 말 자본총계가 1조8730억원이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PBR 2.28배를 적용하면 4조2700억원의 기업가치가 예상된다.
여기서 케이뱅크가 PBR이 높은 외국계 금융사를 피어그룹에 포함시키면 몸값이 더 뛸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뱅크도 IPO 당시 외국계 금융사를 피어그룹에 포함시켜 평균 PBR 7.3배을 적용 받았다. 다만 이럴 경우 금융당국이 증권신고서 등을 까다롭게 심사할 수 있어 IPO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고객 수가 2020년 말 219만명에서 지난해 말 953만명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수신잔액은 3조7500억원에서 19조600억원으로, 여신잔액은 2조9900억원에서 13조8400억원으로 5배나 증가했다. 다만 케이뱅크의 주춤한 실적은 기업가치에 있어 저평가 받을 수 있는 요인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382억원을 냈는데, 전년 동기보다 46.4%(331억원) 감소했다.
케이뱅크가 IPO에 성공한다면 앞서 받았던 유상증자도 자기자본을 인정받게 돼 자본비율을 높여 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케이뱅크는 상장 이후 신규 자본 유입을 통해 영업을 확대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도 나설 수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1조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7250억원은 재무적투자자(FI)들과 계약을 맺었다. 당시 케이뱅크의 대주주인 BC카드는 2026년 7월까지 상장 조건에 드래그얼롱(동반매각청구권)을 FI에 부여했다.
드래그얼롱이란 투자자가 자신의 지분을 매각할 때 대주주의 지분을 함께 매각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동반매각청구권이다. 하지만 7250억원은 금융감독원이 BIS기준 자기자본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케이뱅크의 보통주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은 12.73%, 총자본비율 13.91%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73%p, 0.6%p 하락했다. 총자본비율은 국내 20개 은행 평균(16.61%)을 밑돌고 있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IPO는 케이뱅크가 고객을 향해 또 한 번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며 “철저히 준비해 구성원 모두와 함께 성장하는 케이뱅크가 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