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올해 9조9000억 이익 예상에도 내부 분위기는 어수선
“애초 전기요금 정상화부터 추진 했어야”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희민 기자] 한전이 올해 9조 9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4분기도 3분기에 이어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경영성과에 대한 장미빛 성과와 달리 조직 내부 분위기는 구조조정으로 흉흉하다.
한전에서 퇴임한 후 재생에너지 사업을 진행하는 A사장은 20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올해 한전이 9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전에서 실력과 활동력을 인정받았던 그는 퇴임 후에도 자신이 한전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A사장이 근거로 삼은 데이터는 유진투자증권이 19일 발표한 한전 주가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평균 전기요금이 kWh당 165원, 계통한계가격(SMP) 120~130원, 고정비 25원을 적용하면 올해 한전 영업이익이 9조 9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한전 총괄 원가 회수율이 108%에 달해 한전 경영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전기요금 역마진 문제도 해결됐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한전은 누적적자가 201조에 달하는데다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어 내부 분위기는 어수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전기요금을 정상화 했다면 한전의 경영난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전전력그룹 산하 B발전공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한전은 현재 역대급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경영평가 등급이 상향 조정되며 성과급을 새로 받았지만 성과급을 임직원들에게 배분하는 대신 명예퇴직 위로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가 빈축을 샀다. 한전의 경영평가가 상향 조정된 이유는 애초 안전사고인 줄 알았던 사고가 그렇지 않다고 판명됐기 때문이다.
또 한전은 올해 초 발전자회사들에게 배당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 주목 받았지만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을 샀다. 한전이 산하 발전자회사에 배당금을 작년에 미리 선입금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있어서다.
한전이 진행 중인 구조조정이 실제 경영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한전이 대형 설비 중심의 조직인만큼 인건비가 재무제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불과하다. 따라서 한전이 현재 역대급 명예퇴직을 실시해도 정치권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이벤트일 뿐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등 정치권은 지난해 전기요금을 인상하기 전 경영난의 책임을 들어 한전 사장의 퇴임과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전임 정부 때 더불어민주당은 연료비에 연동해 전기요금을 인상했어야 했지만 전기요금 인상에 인색했다.
결국 한전은 전기를 비싸게 생산해 값싸게 사는 이른바 ‘역마진’ 문제에 봉착해 201조에 달하는 부채가 쌓였다는 것이 B기업 관계자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