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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 '70조 약관대출 금리' 줄줄이 인하...수익성 악화·가계빚 증가 딜레마

약관대출 금리 낮아지면서 이자 부담 감소 등 떠밀려 상생금융 나섰지만 문제점 노출

2024-03-07     최동수 기자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다른 금융사에 비해 '상생금융'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보험사들이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금리를 줄줄이 인하한다. 약 70조원에 이르는 약관대출의 금리가 낮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 역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과 업계에선 대부분 소액·생계형 목적으로 보험사에서 돈을 빌렸던 소비자들이 이번 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이 완화되길 기대하고 있지만 보험사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가계빚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교보생명은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교보생명은 금리확정형 약관대출 가산금리를 기존 1.99%에서 1.5%로 0.49%p(포인트) 인하했다. 교보생명이 약관대출 가산금리를 내리면서 대형 생보3사 약관대출 가산금리는 모두 1.5%로 떨어졌다.

이에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달 1일부터 보험계약대출의 가산금리를 연 1.8%에서 연 1.5%로 0.30%p 인하했고 한화생명도 가산금리를 0.49%p 인하해 연 1.5%로 조정했다.

손보사들도 대출 금리를 내리고 있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은 지난달부터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를 0.5%p 인하했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은 1월 31일부터 보험계약대출의 가산금리를 0.5%p 인하했다.

보험계약대출이란 보험 가입자가 보험사로부터 보험해약환급금의 50~95% 한도로 대출받는 것으로 흔히 약관대출이라 부른다. 보험을 깨지는 않지만 보험 계약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 이에 보험약관대출은 자신이 미래에 받을 보험금을 당겨쓰는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꼽힌다.

최근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서민 경제에 한파가 불면서 별다른 제약이 없고 보험해약 환급금의 95%까지 대출이 가능한 보험계약대출을 받는 소비자도 급격히 늘었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생명보험·손해보험업계를 합한 보험계약대출은 69조9600억원으로 70조원에 육박했다. 사상 최대 규모로 1년 전보다 5.9% 증가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해지 환급금이라는 담보가 확실한 만큼 보험사들은 낮은 위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돈을 빌리는 소비자 역시 신용도 관계없이 당일 대출이 가능한 점 등 은행보다 문턱이 낮아 급전이 필요할 경우 접근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 금융당국 압박에 금리 인하

고금리 기조에도 많은 소비자가 이용하면서 보험계약대출이 보험사의 주력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이자 부담 완화를 서민경제 지원 방안으로 꼽으면서 보험사들도 금리를 연이어 내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은 보험사를 대상으로 약관대출 가산금리 산정체계의 합리성을 점검하고 보험계약대출과 관련이 적은 비용이 배분되는 등 불합리한 사항에 대해 개선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보험사들 역시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금리 인하를 선택하고 있다. 은행·카드사 등 타 금융사들이 연이어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으면서 보험사 상생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하던 보험사들은 금리 인하를 통한 서민 부담 완화를 선택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그동안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계약 대출 금리도 올랐다"며 "소비자들 역시 이자 부담을 덜었으면 하는 바람에 상생금융 차원에서 금리 인하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 수익성 악화·가계 빚 증가 우려도

다만 업계에선 상생금융 차원의 금리 인하가 이뤄졌지만 추후 보험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금리가 줄어들면 수요는 더 늘어나 가계빚이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보험사 약관대출은 과거에 가입한 보험 계약에 적용한 공시이율이나 예정이율에 보험사별로 가산금리를 붙여 금리가 산정된다. 보험사들이 줄줄이 가산금리를 인하하면서 수익성 감소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험계약대출로 벌어들이는 이자 수익은 보험사 미래 이익인 보험계약마진(CSM)에 영향을 미친다. CSM은 지난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보험사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약관대출을 찾는 소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관대출 계좌 수는 1500만개, 계좌 평균잔액은 약 480만원으로 집계됐는데 올 초 금리가 인하되면서 계좌 수는 점차 더 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렵고 사금융을 찾기 부담되는 소비자들이 약관대출을 더욱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출이 늘어나면 결국 가계빚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관련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