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퇴임' 윤재옥 '野에 고개 한번 못들고 사정…문명의 정치로 바꿔야'
퇴임 간담회…22대 국회서 '협치' 강조 野 향해선 '절제된 입법권' 행사 당부 황우여 '전대 연기' 언급에 "6말7초 전대가 총의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이지예 기자] "야당 원내대표를 만나면 고개 한 번 제대로 못 들고 사정하고, 의장한테도 늘 사정하는 상황이 고통스러웠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퇴임을 하루 앞둔 8일 '가장 힘든 날'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토로했다. 이날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연 윤 원내대표는 1시간가량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마지막까지 '협치'를 강조했다.
그는 "상대를 악마화하는 야만의 정치가 아니라 상대를 선의의 경쟁자로 보는 문명의 정치로 전환할 때가 되었다"라며 야당을 향해선 '절제된 입법권 행사'를 당부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이 승자에게나 패자에게나 공통되는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이라면 민생을 위한 협치일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첫 번째 여야 영수회담이 열려 협치의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지만 여야 영수회담이 주기적으로 개최되고 협치가 제도화되기까지 많은 난관이 아직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이 난관을 반드시 넘어가야 한다"며 "여야가 당장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또다시 극한 정쟁에 빠진다면 우리 국민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민생 파탄, 민주주의 파괴, 국가 발전의 지체밖에 없다는 것을 다 같이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22대 국회에서는 여야 사이에 더 많은 대화와 협력으로 국민의 삶을 위한 정치가 펼쳐지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를 지낸 지난 13개월에 대해서도 "정쟁의 시간이 협치의 시간을 압도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맞서 정부가 재의요구를 9번 행사했다. 그에 대한 재표결을 8번이나 해야 했던 건 제가 원내대표로 짊어져야 했던 최대 도전이었다"며 "본회의가 있던 날은 불면의 밤을 지새워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 와중에도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고 언급했다.
◇ 22대 국회도 여소야대 …"협상력 제로, 野 선의 기댈 수밖에"
윤 원내대표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여당이 어떻게 협상을 잘 이끌어갈 수 있는지' 묻는 질의에 "야당의 선의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협상력이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민심을 바탕으로 협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은 최소한으로 행사해야 하지만, 유일한 협상 수단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총선 참패 책임론을 놓고 당내 논란이 빚어지는 데 대해선 "선거 과정에서의 이견을 다 녹여내 함께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 진영이나 지지자들 사이에서 공천 시스템이나 개개인에 평가 관련해서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전쟁이 벌어지면 모두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당대회 연기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선 "당선자, 21대 의원, 중진 의원, 상임고문단과 만남을 통해 6말7초쯤 전당대회를 빨리 해 조기에 당 지도체제를 정비하고 당을 혁신하자는데 총의가 모아졌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다른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당이 어려운 상황에 위기를 수습하는 데 도움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과정에서 '비선' 논란이 불거진 것에는 "영수회담이 이뤄지는 과정을 제가 다 공유했는데 최근 보도된 건은 제가 알지 못하는 사실"이라며 "회담이 이뤄지는 과정과 회담의 결과를 양쪽이 내용을 발표하기 전에 제가 다 공유했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