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5월 임시회 열어야" vs 與 "쟁점 법안 제외하면 동의"
尹, 회담서 채상병·김건희 특검법 언급 없어…李 "답답"
영수회담에 野 "尹, 우이독경·마이웨이", 與 "입법독주 명분쌓기용"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왼쪽)과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위해 의장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왼쪽)과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위해 의장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이 사실상 ‘빈손’ 회담으로 막을 내리면서,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은 물론 이태원 특별법 등 쟁점 법안에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영수회담에서 양측이 쟁점에 대한 입장차만 확인하고 돌아서자, 야권은 특검법 처리를 위한 정국 주도권 잡기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강경 태세에 돌입한 만큼 향후 정국도 얼어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당장 내달 2일 임시회를 열어 채상병 특검법과 전세사기 특별법 등 쟁점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쟁점 법안을 안건에서 제외하지 않으면 임시회를 열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 5월 임시회 열릴까…野 "김진표 의장, 안 열면 특검 거부"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5시 5월 임시회 의사일정 협의를 위한 회동을 갖기로 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5월 임시국회 개의 가능성에 대해 “김진표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열지 않는다면 특검 거부의 일정 책임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 오점을 스스로 남길 이유는 없지 않는가”라면서도 “다만 오늘 안에 합의는 어려울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영수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영수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의 비공개 회담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태원 특별법을 사실상 거부했고, 채상병·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선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회담 직후 “답답하고 아쉬웠다”며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두겠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회담에 배석한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영수회담 계기로 윤 대통령의 민생회복 의지와 국정기조 전환 의지를 확인해 보자고 기대했지만 어떤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면서 “민생 상황에 관한 절박함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 했고 총선 민의에 대한 수용의 자세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혹평했다.

그는 “야당이 제기한 민생회복, 국정기조 전환 의제 등에 대해 일일이 거부의사를 밝히며 시간을 허비했다. 대통령께서 ‘많이 듣겠다’고 회담 전 얘기했는데 정작 본인의 주장과 변명만 장황하게 늘어놨다”며 “우이독경, 마이웨이 윤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매우 크다”고 비판했다.

◇ 與 "진정 협치 원하면 비정상 국회부터 바로잡아야"

국민의힘은 이에 회담이 애초부터 야당의 입법 독주 명분쌓기용이었다면서 반발하고 나섰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회동 직후부터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대통령은 변한 것이 없고 쟁점 법안은 강행 처리하겠다’라는 반응을 쏟아냈다”라며 “애초부터 대통령과의 회담을 입법 독주의 불쏘시개로 이용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21대 국회 전반기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며 일방적으로 국회를 운영했었다”며 “원칙과 관례는 철저히 파괴됐고, 심지어 위장 탈당과 같은 반헌법적 행위마저 자행하며 입법 독주를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는 독단적으로 운영하면서도 이를 불가피하게 제지할 수밖에 없는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지극히 모순적인 태도”라며 “민주당이 진정 협치를 원한다면 비정상이 일상화된 국회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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