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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손 잡아라'...카드사들 소비 시장 핵심 '시니어' 노린다

탄탄한 경제력 가진 시니어 잡기 총력 요양·의료 등 전문 맞춤형 혜택 제공 수익성 낮지만 외형 성장에는 효과적

2024-07-09     최동수 기자
KB국민카드가 지난해 선보인 '헤리티지' 카드. 사진=KB국민카드.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카드사들도 MZ 세대와 시니어 세대를 동시에 잡는 '투 트랙 전략'에 나섰다. 특히 탄탄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활발한 소비를 이어가고 있는 시니어 세대를 잡기 위해 다양한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대출상품 이용률이 저조하고 각종 혜택 이용을 위한 편의성 개발에 투자해야 하는 시니어보단 20·30대 청년층을 공략하는 것이 카드사의 수익성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출시한 프리미엄 카드 상품 'HERITAGE Reserve(헤리티지 리저브)'를 통해 은퇴 후에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액티브 시니어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해당 카드는 골프클럽 주중 이용권, 호텔 멤버십을 제공, 항공권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특별 서비스로 △대형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진료 시 에스코터가 3시간 동안 동행하는 '의료 동행 서비스' △출발 장소로부터 제주도·부산 골프클럽까지 캐디백을 배송하고 라운딩 종료 후 지정한 장소로 다시 배송해 주는 '골프백 딜리버리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또 다른 시니어 고객 카드인 'KB국민 골든라이프올림카드'도 일반 병원·한방병원·종합병원·치과·한의원 등에서 최대 월 2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롯데카드의 '로카 포 헬스'(LOCA for Health)는 병원과 약국에서 2만원 이상 결제 시 10%를 월 2만원까지 할인해 준다. 이 밖에도 백화점과 슈퍼에서 5%를 각각 월 1만원까지, 대중교통에서 10%를 월 5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삼성카드의 '아이디 비타'(iD VITA) 카드'는 전월 실적에 따라 병원·의원·약국 등 의료 영역에서 결제 시 월 2만원 한도로 20% 할인을 제공해 시니어 고객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준다. 생명보험·손해보험 이용 시에도 전월 실적을 채우면 월 1만원까지 10% 할인을 선보인다.

우리카드의 '카드의 정석 시니어플러스'도 시니어 고객을 위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 카드는 병원과 약국에서 1.5% 포인트 적립을, 은퇴 후 여행 등을 즐기는 삶을 위해 △면세점 △여행사 △항공사 등에서 1.8% 적립을 제공한다. 포인트는 전월 실적에 따라 4만점까지 쌓아준다.

카드사 관계자는 "시니어 관련 혜택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요양 산업도 발전하는 만큼 카드사들의 시니어 관련 서비스와 혜택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고령 인구 늘면서 소비 급상승

카드사들이 연이어 시니어 세대 공략에 나선 이유는 고령 인구 비중이 늘면서 이들의 카드 사용액도 함께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가 시니어 연령층의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이용 금액 분석 결과 지난해 50대 이상의 매출액이 2019년 대비 39% 증가해 40대 이하 증가율(13%)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65세 이상의 카드 이용 금액은 2019년 대비 81% 증가해 타 연령대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65세 이상의 주요 소비 업종인 음식점과 병원·약국 업종에서 이용건 수 비중은 각각 42%, 30%로 65세 미만보다 음식점 업종은 6%, 병원·약국 업종은 18% 높았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65세 이상 시니어의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급증하는 모습으로 향후 추이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최근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자 MZ세대 등 젊은 세대 사이에서 '무지출 챌린지', '짠테크' 등의 소비 축소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면서 지갑을 닫은 반면 시니어 세대는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왕성한 소비활동을 이어가면서 소비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고 카드사들도 자연스럽게 공략에 나선 것.

이에 카드사들은 시니어 고객의 유입이 외형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의료 영역에서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카드뿐만 아니라 병원 동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맞춤 상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소비 주체가 MZ와 시니어 세대로 나뉘면서 시니어 관련 혜택을 강화한 카드를 개발하고 있다"며 "건강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관련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앱에서 서비스 중인 '라이트(LITE) 모드'. 사진=현대카드.

◇ 수익성 낮지만 카드사 외형 키우기 적합

다만 일각에선 시니어 고객이 카드사의 주요 수입원인 카드론·현금서비스 등의 대출상품을 거의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을 따졌을 때 기여도가 작고 편의성이 카드 사용으로 직결되는 만큼 관련 투자가 꾸준히 이어져야 이용률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카드사들은 시니어 고객이 수익보단 소비 여력이 커 외형을 키우는 데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시니어 고객을 위한 맞춤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한카드는 자사 앱에 글자와 아이콘 크기를 키우고 자주 쓰는 서비스 위주로 구성을 단순화한 '이지모드'를 도입한 후 65세 이상 앱 이용자 수가 30%(3만2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도 60대 이상의 회원들이 앱 내에서 이용하는 메뉴들을 분석해 앱 이용 편의를 돕기 위한 '라이트 모드'를 제공한다.

또 일부 카드사의 경우 디지털에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의 디지털 금융 적응도 돕고 있다. 신한카드는 디지털 금융이 확산되면서 상품 및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겪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이용법 등을 알려 주는 수준별 디지털 금융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대카드는 2020년 금융권 최초로 상품안내서를 읽기 힘든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상품 안내 음성지원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시니어 관련 마케팅은 카드사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고령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는 만큼 카드사의 시니어 관련 상품 및 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