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상품' 등 장점 부각 틈새 공략
건전성 지표 개선은최우선 과제

롯데카드 '로카' 시리즈. 사진=롯데카드.
롯데카드 '로카' 시리즈. 사진=롯데카드.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국내 카드사 중 실적 하위권으로 평가받는 중소형 카드사들이 다양한 성장 전략을 통해 하반기 순위 반등을 노린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조달금리 상승 등 업황 부진에도 효자 상품의 약진과 독자 가맹점 모집을 통한 홀로서기에 주력하면서 견고한 순위권 구도에 균열을 내겠다는 각오다.

다만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다. 수익성 개선보다는 지출 절감을 통해 순이익이 늘어나면서 실적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증가하고 있는 연체율과 이자 비용 관리는 하위권 카드사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290억원으로 전년동기(460억원) 대비 36.6% 급감했다. 롯데카드 역시 같은 기간 2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54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에 비해 54.3% 감소했다. 반면 하나카드는 전년동기(437억원) 대비 22.4% 증가한 5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했다.

하나카드의 깜짝 약진이 있었지만 하위권 카드사 대부분은 2022년 본격화된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 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상위권 카드사와의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밀리는 하위권 카드사의 경우 마케팅 등 비용 부담 압박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보니 실적 개선이 힘에 부친 모양새다.

이러한 부담은 실적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일명 카드사 '빅3'로 불리는 신한·삼성·KB국민카드는 올 1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냈다. 특히 KB국민카드는 올해 1분기 139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익이 69.6%나 늘었다. 업계 1·2위를 다투는 신한·삼성카드도 각각 1851억원, 177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11%, 22.3%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우리·롯데 등 중소형 카드사의 실적은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업황 악화로 인한 실적 악화는 복구가 힘든 상황이다"라며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카드 '제이드' 시리즈. 사진=하나카드.
하나카드 '제이드' 시리즈. 사진=하나카드.

◇ '효자상품' 등 내세울 수 있는 장점으로 위기 극복

상위 카드사와의 격차는 유지되고 있지만 롯데·하나·우리카드는 각자만의 성장 전략을 통해 반전이 있는 하반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특히 롯데카드와 우리카드는 '효자상품'과 '독자 가맹점 모집'이라는 무기로 실적 개선에 나선다. 하나카드 역시 '트래블로그'로 카드사 실적 5위까지 치고 올라온 만큼 이러한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는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한 '로카' 시리즈를 더욱 발전시켜 롯데카드를 이끌 핵심 상품으로 만들 예정이다. 업계 최초로 적용된 세트 카드시스템이 적용된 로카 시리즈는 고객이 카드별 실적 계산 없이 가장 큰 혜택을 알아서 적용받을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이 반영된 로카 시리즈는 출시와 동시에 흥행하면서 롯데카드 실적에도 영향을 줬다. 회원 수 역시 2020년 1분기 848만명에서 2023년 3분기 934만명으로 10.14% 증가했다. 점유율도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롯데카드 총이용 실적 점유율은 9.6%로 2020년 8.8%, 2021년 8.9% 2022년 9.1%에 이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2021년 BC카드를 떠나 독자가맹점 시스템 구축을 시작한 우리카드도 그간 잡음이 있던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정상 궤도에 돌입했다. 독자가맹점 운영개시와 함께 우리카드 대표 브랜드인 '카드의정석' 3종을 새롭게 출시하는 등 자체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우리카드는 신용카드 자산과 개인 신용카드 결제금액이 증가하면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따랐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카드인 카드의정석 디어(Dear)를 출시하는 등 상품 라인업을 확대에도 나선 우리카드는 독자가맹점 시스템 구축으로 BC카드에 지급하는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만큼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외형 확장 전략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하나카드도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해제되면서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자 해외여행 필수 아이템으로 등극한 '트래블로그'의 흥행은 하나카드의 실적을 이끌었다. 실제 자산 규모 기준 업권 7위인 하나카드의 해외체크 비중은 1분기 기준 카드사 전체의 49%에 달했으며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1분기 해외매출도 1조77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2% 급증했다.

하나카드는 이러한 성장세를 하반기에도 유지하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하나카드는 프리미엄 카드인 '제이드'의 신상품 3종을 공개하면서 강화된 해외여행 관련 혜택도 내놨다.

카드사 관계자는 "각자 장점이 다른 만큼 잘할 수 있는 걸 강화하고 있다"며 "성장세 정체에 대한 고민은 있지만 투자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하위권 카드사의 하반기 반등에 대해 건전성 지표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늘어나고 있는 연체율과 이자 비용 관리가 선행되어야 유의미한 실적 방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실제 하위권 카드사들은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높은 연체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나카드의 경우 실질 연체율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2.30%로 전분기 말 대비 0.31%포인트 상승하며 카드사들 중 가장 높았고 우리카드 역시 2.28%의 연체율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대비 0.28%p 올라 하나카드 다음으로 높은 편이었다. 롯데카드도 연체율이 1.94%였다.

불어나는 이자 비용도 숙제다. 우리카드의 올해 1분기 이자 비용은 1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 늘었다. 하나카드의 이자 비용 역시 88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4.5% 증가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금 조달 구조가 채권으로 한정되어 있는 만큼 연체율과 이자 비용이 줄지 않으면 실적 개선은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조달구조를 최적화하고 지출 절감 등을 통해 순이익을 늘려야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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