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한동훈, 엇갈리는 '리더십'…與는 '분열' 野는 '결집'
韓 여야의정 협의체 '난항' 李 지역화폐법 국회 '통과'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이지예 기자] 여야의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양강 구도를 형성한 두 대표 간 미묘한 경쟁 기류가 감지되는 가운데, 두 사람의 당내 장악력 차이가 최근 현안을 통해 두드러지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와 이 대표는 대권 채비를 시작하면서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 대표가 추석 전 출범을 약속했던 '여·야·의·정 협의체'는 아직도 난항을 겪고 있는 반면 이 대표의 정책 브랜드인 '지역화폐법'은 이날 무난하게 국회 문턱을 넘었다. 두 대표가 '민생'을 키워드로 주도권을 잡은 이슈의 성과는 뚜렷하게 대비된 셈이다.
◇ 진퇴양난 韓, 리더십 한계 표출
한 대표가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띄운 협의체에 여·야·의·정이 긍정적으로 호응하면서 '한동훈 깃발론'이 조명받았다. 그러나 당정의 '불협화음'은 의료계의 불신을 낳으며 협의체의 닻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한 대표는 의료단체들과 일대일 면담을 병행하며 호소만 거듭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화를 시작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해결된다는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협의체 참여를 촉구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그간 쌓여온 불신은 물론 크게 남아 있지만, 이 문제를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서 반드시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은 제가 만난 모든 의료계 인사들이 같았다.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국면에서 자신 있게 띄운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에도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의 반발, 당밖 민주당의 발의 압박이라는 진퇴양난에 빠지면서 리더십 한계를 드러냈단 평가를 받았다.
◇ 범야권 힘 싣는 李, 당 장악력 부각
결국 민주당은 이날 한 대표의 안을 일부 반영한 '채상병 특검법'을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채상병 특검법'은 재석 170명, '김건희 특검법'은 재석 167명 전원 찬성으로 각각 가결됐다.
두 특검법에 반대해 온 국민의힘은 야당의 본회의 단독 소집에 반발하며 '보이콧'을 선언했으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만 채상병 특검법 표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졌다.
국회 본회의에서는 이 대표의 정책 브랜드인 '지역화폐법'이 재석 169명 중 찬성 166명, 반대 3명으로 통과됐다. '보수 야당' 개혁신당 의원들의 반대 3표를 제외하면, 여권의 분열, 범야권의 공조가 드러난 셈이다. 매년 정치적 체급을 키워온 이 대표는 민주당 장악을 넘어 192석 거야(巨野)의 수장으로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여의도 대통령'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부터 내세운 '지역화폐법'은 지역사랑상품권의 운영에 필요한 국가 재정 지원을 의무화한 것이 골자다. 이 대표의 행정 철학이 담긴 해당 정책으로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행정가에서 정치가로 확대 재편함으로써 완성도를 높인 자신의 '기본사회' 시리즈를 향후 대권에서 연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의도 대통령'에게도 변수는 있다. 중대 고비는 이르면 오는 10월 예정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재판 결과다. 여기서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대법원 판결까지 고려하더라도 대선 출마는 불가능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등 총 4개의 재판을 각각 받고 있다.
또 한 대표가 주도권을 잡고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성공시키거나 또다른 승부수로 정치력을 입증한다면 분위기는 머지 않아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