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10·16 재보선 앞두고 지지층 '표심' 구애
韓 손글씨 홍보물…격차해소·금투세폐지 부각
민주·혁신당, 전남 보선 총력…'호남 민심' 승부
개혁신당, 중도층 겨냥…서울역→용산역 이동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3일 각각 추석 민심 잡기에 나섰다. 한 대표는 경부선이 있는 '서울역'으로, 이 대표는 호남선과 전라선이 있는 '용산역'으로 향했다.
여야 지도부 출범 이후 첫 귀성 인사가 오는 10·16 보궐선거 준비기간과 맞물리면서 이들이 향한 '장소'의 상징적인 의미도 재조명받고 있다. 명절을 앞둔 시점이면 여야는 항상 귀성객을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관례처럼 굳어진 각각의 기차역으로 집결해왔다.
여야 지도부가 각각 준비한 명절 인사 메시지는 정쟁보다는 민생에 무게를 뒀다는 점도 주목 받았다. 이번 '추석 밥상머리' 이슈 선점이 정국 주도권과 연결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듯한 모습으로 풀이된다.
◇ 국민의힘 '경부선'에서 집토끼 표심 잡기
국민의힘의 명절인사 장소는 주로 경부선 열차가 다니는 서울역이다.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를 염두에 둔 선택이다. 총선을 앞둔 지난 2월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 대표는 이곳에서 설 인사를 하며 표심 구애에 나서기도 했다. 당내에선 지도부가 서울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이번 추석 인사를 하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이변 없이 서울역으로 향했다.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김종혁 최고위원, 서범수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이들은 서울역 대합실, 부산행 KTX 승강장 등 곳곳을 돌며 귀성객들과 인사했다.
당이 준비한 이번 추석 홍보물에는 지난 설 홍보물 때와 마찬가지로 한 대표가 손 글씨로 작성한 문구가 담겼다. 한 대표는 이를 통해 "몸과 마음이 풍족해야 할 추석이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는 다중격차로 인해 고통받는 동료 시민들이 많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꼬인 실을 풀어갈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 어깨띠에는 ‘모두의 힘 모두의 한가위’,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현수막을 통해선 한 대표의 주요 어젠다인 육아휴직 등 '격차해소'와 '금투세 폐지' 등 정책 현안을 부각했다. 현장에선 '채상병 특검법' 발의를 촉구하는 무리가 군가를 부르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한 대표에게 다가와 "특검을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당 지도부는 직후 결식 청소년 밀키트 제작 봉사활동을 위해 관악구 상도아동복지종합타운으로 이동했다. 국민의힘은 각계 인사들에 전하는 추석 선물 예산 5000만원으로 결식 아동들에게 상당의 도시락을 제공하기로 했다. 한 대표는 밀키트 도시락을 직접 만들고 배달했다.
◇ 민주당·조국혁신당 '호남선' 앞 승부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같은 날 용산역에 모였다. 이들은 전주·전북으로 가는 전라선과, 광주·전남으로 향하는 호남선 열차 앞에서 손을 흔들었다. 그간 민주당은 명절을 앞두고 진보 텃밭으로 향하는 귀성객들을 배웅해왔다. 이 대표의 올해 설 연휴 인사 장소이기도 했다.
이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 전현희 한준호 김병주 이언주 최고위원 등은 시민들과 악수하며 사진 요청에 응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국민 여러분 지금 상황이 매우 어렵고 불편한 점도 많을 것"이라며 "오랜만에 맞이하는 명절인 만큼 가족들과 오손도손 얘기를 나누며 즐거운 추석 보내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 건강·민생 회복', '희망 가득 한가위' 등의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둘렀다. 정책 현안을 담은 현수막 문구엔 현재 의정갈등으로 인한 '응급실 뺑뺑이'와 '민생회복지원금'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현장에서 이 대표에게 '장애인 권리 보장' 등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창당 후 첫 명절인사에 나선 조국혁신당도 용산역을 찾았다. 조국혁신당의 이날 행보는 민주당과 지지기반을 공유하고 있는 '호남' 표심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조 대표와 지도부는 '탄핵의 달을 띄우겠습니다', '마음도 풍성한 한가위'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둘렀다. 조 대표는 "민생이 어렵고 정치 역시 많은 분노와 실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라며 "추석 연휴만큼은 즐겁고 따뜻하게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국혁신당의 12명 국회의원 전부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한 탓에 10월16일 치르는 재·보궐 선거를 기점으로 지역 조직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특히 전남 영광·곡성 군수 선거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조 대표는 귀성 인사 뒤 영광·곡성으로 향했다.
'보수 야당'을 표방하는 개혁신당은 서울역과 용산역 모두 방문했다. 허은아 대표와 천하람 원내대표는 서울역에서 먼저 인사를 한 뒤 기차를 타고 용산역으로 이동해 시민들과 만났다. 이준석·이주영 의원은 일정상 함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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