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코퍼레이션 상장폐지 원인은 김용빈 회장” 소액주주들 전격 고소
“13명 배임·횡령으로 회사 거덜” 주장...출국금지도 요청
2022-02-18 정우교 기자
한국코퍼레이션 소액주주 112명은 17일 김용빈 회장 등 13명을 자본시장법위반, 특경법위반(배임) 혐의로 서울 남부지검 금융범죄수사협력단에 고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소액주주들은 상장폐지의 원인이 김용빈 회장과 관련자들의 배임·횡령 행위에 있다며 이들에 대한 출국금지도 함께 요청했다. 한국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는 김용빈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페이퍼컴퍼니 한국홀딩스였다.
소액주주들은 고소장에서 “김 회장은 배임·횡령 행위로 인해 지난 2020년 3월 23일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아 주권거래가 정지되기 전, 미공개 중요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S저축은행 등 한국코퍼레이션 주식을 보유한 주변 관계자들에게 미리 알렸다”고 주장했다.
이후 보유주식의 처분 내지 반대매매로 한국코퍼레이션에 대한 지분율이 감소하자 코스닥 상장사 인트로메딕 사주 김태훈, 조용석과 공모해 차명법인(밸류플러스투자조합1호)을 내세웠고 법인을 신주인수인으로 하는 6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는 것이다.
또한 소액주주들은 김 회장이 강남 사채업자 등을 소개 받은 후 이들에게 자금을 빌려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하는 ‘가장납입’으로 한국코퍼레이션을 현재까지 지배했으며 남은 자산들마저 횡령·배임 행위를 통해 거덜내 버렸다고 비판했다.
소액주주들은 “김 회장은 이후 빌린 자금을 변제하지 못하게 되자, 자신이 지배하고 있던 비상장사 대우조선해양건설을 통해 사채업자 등이 보유한 대전 소재 부동산을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하면서 대우조선해양건설에 수백억원의 손해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소액주주들은 김 회장이 지금까지 불법을 자행하면서도 특별한 처벌을 받지 않았던 이유는 이기홍 대한체육회장과의 로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기홍 체육회장은 과거 변호사법 위반, 횡령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으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통해 김 회장을 알게된 후 검찰 로비스트 역할을 자처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이기홍 회장은 피고소인 김 회장이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인수한 후 회사를 ATM처럼 사용하고 있다”며 “체육계, 건설업계 전반에 걸친 불법적인 로비, 부정한 청탁 또한 수사를 통해 뿌리 뽑히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지난 2017년 대한카누연맹 회장을 맡았으며 2019년에는 대한체육회 남북체육교류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이어 지난해부터는 대한컬링연맹 회장, 대한체육회 이사 등을 역임하고 있으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 부단장에 선임됐다.
현재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김 회장은 여자 컬링 대표팀 '팀킴'이 세계 최강 스웨덴과 마지막 결전에서 아쉽게 패하자 "비록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멋진 승부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면서 "앞으로 아낌 없는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은 아울러 김 회장이 황인준(한국코퍼레이션 전 대표이사)씨, S저축은행과 공모해 한국코퍼레이션을 무자본으로 인수한 행위와 인수 후 최근까지 자행한 배임·횡령 행위에 대해서도 추가로 형사 고소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소송전을 기점으로 김 회장에 대한 ‘오너 리스크’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테크놀로지의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최근 성지건설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게다가 성지건설은 지난해 무상감자 이후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유상증자가 진행되면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보유한 성지건설 지분율은 떨어지고 최대주주 지위도 잃을 수 있다.
또한 김 회장의 한국테크놀로지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테크놀로지는 2019년 매출액 46억원, 영업손실 72억원, 순손실 120억원을 기록했으며 2020년에는 매출 221억원, 영업손실 181억원, 순손실 252억원이었다. 지난해에도 적자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채 3분기까지 매출액 144억원, 영업손실 87억원, 순손실 139억원에 머물러 있다.
한국테크놀로지의 대주주는 한국이노베이션으로 김 회장은 이 회사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50%를 보유한 한국홀딩스도 김 회장이 대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