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총 시즌 앞두고 안건 상정 잇따라…의안상정-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최근 주주들이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주가 부양을 비롯해 배당 확대, 지배구조 개선 등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같은 움직임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주주를 중심으로 주주행동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주주행동주의'란 주주가 경영에 관여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이익을 추구하는 방식을 말한다.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자산운용사들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 21일 SM엔터테인먼트의 2021년도 정기 주주총회에 곽준호 케이씨에프테크놀러지스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감사 선임을 안건으로 상정하는 주주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주주제안의 배경으로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저평가의 원인으로 △잦은 어닝쇼크 △세금 추징 △최대주주와의 대규모 특수관계인 거래 △주주환원정책 부재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독립적이고 전문성이 있는 감사를 선임하는게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는데 도움될 것이라고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 외에도 안다, 브이아이피, 트러스톤 등 다수의 자산운용사들은 각각 SK케미칼, 한라홀딩스, BYC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거나 주주제안을 보내는 등 주주행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일제강은 최근 일부 소액주주들이 법원에 주주총회 의안상정,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송창호 등 주주 6명은 다음달 개최될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사외이사, 감사선임 안건 상정과 주주명부에 대한 열람·등사를 요구하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제일제강은 1964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연강선재, BIC(코일철근), 이형철근(정척철근) 등의 철강재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개별기준 매출액 845억원, 영업이익 53억원(흑자전환), 순이익 -2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도 실적 부진을 다소 만회하는 모습이었다.
회사 측은 이번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적 절차에 따라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라며 "소액주주들과의 소통을 확대해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제일제강의 최대주주는 캐디언스시스템으로 8.65%를 보유하고 있다.
사조산업의 소액주주들도 다음달 24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의견을 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1일 사조산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5904억원, 영업이익 493억원, 순이익 53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또한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300원을 현금 배당한다고 밝혔다.
그간 사조산업과 소액주주들은 경영권, 배당 등을 두고 크고 작은 분쟁을 겪어왔다. 특히 지난해 9월 개최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은 주진우 사조산업 회장 해임안 등 다수의 안건을 제안했으나 모두 부결되거나 폐기됐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올해 주주총회는 지난해와 달리 분쟁은 없겠지만 건전한 경영을 위한 제언과 대주주의 인색한 배당에 대한 비판 등이 오가는 자리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부터 소액주주연대는 회계장부 열람소송을 제기하거나 해외법인들의 부실한 경영 문제 등을 비판해왔다"며 "실적이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살펴봤을 때 소액주주연대의 견제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조산업의 배당성향은 다른 상장사와 비교했을 때도 인색한 편이다"라며 "소액주주 7000여명 중 3000~4000명에 주주서한을 발송해 회사의 저평가된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이슈가 생길 경우 지분을 결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주주행동주의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는 오로지 대주주들의 승계와 이익 추구를 위주로 돌아갔다"며 "그렇게 곪아온 상처가 최근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 등의 물적분할로 터지면서 모든 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졌고, 주주·기업가치를 바라보는 시각도 앞으로 더욱 달라질 것이다"라며 "특히 상장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에 대해 재평가만 제대로 이뤄지더라도 주주의 이익은 더욱 커질 것이며 증시도 현재 수준보다 높아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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