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이냐 탈환이냐' 여야, 광역단체장 선거 벼랑 끝 승부
여야, 광역자치단체장 17곳 가운데 8~9곳서 승리 기대 국민의힘 "지방권력 전면 재편 vs 민주당 "대선 패배 설욕"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다음달 1일 치러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윤석열정부 출범 22일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로, 향후 정국의 향배를 가를 수 있는 만큼 여야 모두 사활을 걸었다. 국민의힘은 정권 초기 국정동력 확보를, 더불어민주당은 승리를 통한 건재 과시를 각오하고 있다.
전망은 갈린다. 애초 대선의 연장전 성격이 짙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과 신·구 권력 갈등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명암을 가른 0.73%포인트 차에 주목하고 있다. 역대 최소 격차로 대선 승패를 가른 표심의 변화에 따라 여야의 희비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공식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각 당의 선거 목표치는 비슷하다. 광역자치단체장 선거가 치러지는 17곳 가운데 절반 수준인 8~9곳에서 승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가 집권 초기 국정동력을 좌우할 첫 시험대인 국민의힘은 서울, 부산, 대구, 경북에 이어 추가로 4~5곳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해 4·7 보궐선거에서 서울과 부산을 탈환한 데 이어, 지방권력 구도를 전면 재편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2018년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에서 탄핵에 따른 촛불민심을 등에 업고 대구, 경북, 제주를 제외한 14곳에서 승리한 민주당은 지방권력 수성에 나섰다. 2년 뒤 치러질 총선에서 대선 패배를 설욕하고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선 이번 선거에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각오다. 텃밭인 광주, 전남, 전북 3곳에 더해 5~6곳에서도 승기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 "수도권을 잡아라" 여야, 서울·경기·인천 민심 잡기 초집중
최대 승부처는 수도권이다. 서울, 경기, 인천에서 거둔 결과에 따라 전체 성적표가 달라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수도 서울에서는 현 서울시장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송영길 민주당 후보가 격돌한다. 단수 공천을 받은 오세훈 후보는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워 최초의 4선 서울시장을 꿈꾸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당 대표이자 인천시장, 5선 의원 출신인 송영길 후보가 나왔다. 송영길 후보는 공천에서 배제됐다가 막판에 결정이 뒤집혀 가까스로 링에 올랐다. 그는 ‘검찰공화국과 한 판 승부’라는 프레임 전환에 힘쓰며 ‘개딸’(개혁의 딸·2030대 여성 지지자) 등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지만, 여론조사에서는 오세훈 후보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7~8일 이틀 동안 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3명을 대상으로 벌인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 여론 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5% 포인트) 결과 오세훈 후보는 49.8%, 송영길 후보는 28.4%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차이는 21.4%포인트로 나타났다.
경기지사 선거도 흥미진진하다. 국민의힘에서는 초선인 김은혜 후보가 의원직을 던지고 도전했고, 민주당에서는 문재인정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후보가 나왔다.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상임고문이 직전 경기지사를 지냈던 만큼,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사실상 '명심'(明心)과 '윤심'(尹心)의 대리전이자 대선 2라운드로, 두 후보 간 힘겨루기도 박빙으로 치닫고 있다.
여론조사도 오차범위에서 접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데일리리서치가 중부일보 의뢰로 지난 5~6일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경기지사 후보 지지도(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 포인트)를 물은 결과 김은혜 후보는 44.8%를 기록했고 김동연 후보는 41.0%였다. 두 후보간 격차는 3.8%포인트로 오차범위 안이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경기일보 의뢰로 지난 8~9일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1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5% 포인트)에서는 김동연 후보가 44.8%를, 김은혜 후보가 39.2%의 지지도로 역시 오차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인천시장선거에서는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현 인천시장인 박남춘 민주당 후보와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박남춘 후보가 57.66%를 득표하며, 35.44%를 얻은 유정복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두 후보 모두 인천 태생으로 제물포고 동문이다. 행정고시와 관료 출신 정치인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4년 만에 성사된 숙명의 재대결에 정의당 전 대표를 지낸 이정미 후보도 가세, 인천시장선거는 3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리서치가 OBS 의뢰로 지난 6~7일 인천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에게 인천시장 후보 지지도(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 포인트)를 물은 결과 유정복 후보는 45.7%, 박남춘 후보는 37.3%, 이정미 후보는 5.4%를 기록했다.
역대 보수·진보 정당은 각각 두 차례씩 서울, 경기, 인천을 석권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은 2002년과 2006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1998년(새정치국민회의·자민련 공동정부)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세 곳을 차지했다.
지난 대선의 경우 서울에서는 윤 대통령(50.56%)이 이재명 고문(45.73%)을 앞섰다. 경기에서는 이재명 고문 50.94%, 윤 대통령이 45.62%로 나타났다. 인천에서는 이재명 고문 48.91%, 윤 대통령이 47.05%로 집계됐다.
◇ '격전지' 충청 민심 어디로 향할까…여론조사 혼전
현역 단체장이 모두 민주당 소속인 충청권(대전·충남·충북·세종)의 선거결과도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대전시장선거에서는 현 시장인 허태정 민주당 후보와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는다. 허태정 후보가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이장우 후보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1~2일 대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3명에게 대전시장 후보 지지도(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5% 포인트)를 물은 결과 이장우 후보가 43.4%, 허태정 후보가 39.6%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차는 3.8%포인트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충북지사를 두고는 전·현직 권력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 국민의힘에서는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 특별고문을 맡았던 김영환 후보가 출전했고,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후보가 나왔다. 두 후보 모두 청주 태생에 청주고, 연세대 동문이다. 1977년 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 투옥된 경험도 같다. 한때 같은 정당에 몸을 담기도 했으나, 각자 다른 길을 걸으면서 ‘친문’과 ‘친윤’을 상징하는 인물이 돼 경쟁하게 됐다.
여론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가 KBS청주방송총국 의뢰로 지난 8~10일 충북 지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516명에게 충북지사 후보 지지도(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1.3% 포인트)를 물은 결과 김영환 후보가 48.7%를 기록했다. 노영민 후보는 39.9%로 집계됐다.
충남지사선거도 ‘빅매치’로 꼽힌다. 민주당에서는 4선 의원 출신으로 현 지사인 양승조 후보가 재선에 도전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 당선인의 출마 요청을 받은 3선 의원 출신 김태흠 후보가 나섰다. 최근 진행된 두 개의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초접전 양상의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1~2일 충남 지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2명에게 충남지사 후보 지지도(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5% 포인트)를 물은 결과 양승조 후보가 46.0%를, 김태흠 후보가 39.6%로 나타났다. 반면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충남 지역에 거주하는 유권자 800명을 벌인 충남지사 후보 지지도(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5% 포인트) 조사에서는 김태흠 후보가 38.8%, 양승조 후보가 37.5%로 집계됐다.
가장 늦게 대진표가 짜인 세종시장선거에는 현 시장인 이춘희 민주당 후보가 3선에 도전한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에서는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지낸 최민호 후보가 출전했다. 여론은 ‘초박빙’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굿모닝충청 의뢰로 지난 2~3일 세종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13명에게 세종시장 후보 지지도(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4% 포인트)를 물은 결과 최민호 후보가 42.9%, 이춘희 후보가 42.5%로 오차범위 안에서 초접전 양상이다.
◇ 강원지사, '기사회생' 김진태 vs 12년 만의 도전 이광재
강원지사 선거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5·18 민주화운동 등 과거 발언으로 심사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됐다가 기사회생한 김진태 후보가 출전했다. 민주당에서는 이광재 후보가 나왔다. 12년 만의 재도전이다. 앞서 이광재 후보는 2010년 마흔다섯의 나이로 최연소 강원지사가 됐다. 이후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7개월 만에 지사직을 잃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3~6일 만18세 이상 강원도민 8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5%p)에서는 김 후보가 42.6%, 이 후보가 33.4%의 적합도를 보였다. 두 후보간 격차는 9.2%포인트였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춘천MBC, MBC강원영동, 원주MBC 의뢰로 지난 5~6일 강원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12명에게 강원지사 후보 지지도(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4% 포인트)를 물은 결과 김진태 후보가 46.9%, 이광재 후보가 43.6%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 '보수의 텃밭' PK·TK서 국민의힘 우세
부산시장, 울산시장, 경남지사 선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울·경은 그동안 ‘보수의 텃밭’으로 여겨져 왔으나,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에 표를 몰아주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국민의힘 우세로 전환됐다. 대선에서도 윤 대통령이 앞섰다.
부산시장 선거에는 박형준 현 시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민주당 후보로 출전했다. 여론은 박형준 후보에게 쏠린 분위기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MBN 의뢰로 지난 9~10일 부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10명에게 부산시장 후보 지지도(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4% 포인트)를 물은 결과 박형준 후보가 57.6%, 변성완 후보가 29.4%로 집계됐다.
울산시장 선거에는 송철호 현 시장이 민주당 후보로 나와 재선에 도전했고, 국민의힘에서는 김두겸 전 울산 남구청장이 출전했다. 여론조사에서는 김두겸 후보가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가 울산MBC 의뢰로 지난 8~9일울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2515명에게 울산시장 후보 지지도(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4.4% 포인트)를 물은 결과 김두겸 후보가 46.5%, 송철호 후보가 28.9%로 나타났다. 격차는 18.6%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경남지사 선거에는 창원의창에서 재선 의원을 지낸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와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양문석 민주당 후보가 경쟁한다. 여론은 박완수 후보에게 쏠린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경남연합일보와 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지난 5일 경남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27명에게 경남지사 후보 지지도(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 포인트)를 물은 결과 박완수 후보 60.8%, 양문석 후보 19.4%로 집계됐다. 여영국 정의당 후보의 지지율은 4.9%였다.
경북지사 선거에서는 이철우 현 지사가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 재선에 도전했다. 민주당은 임미애 도의원을 전략공천했다. 임 의원은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 가운데 유일한 여성 후보다. 지난 4년 ‘이철우 도정’을 제대로 평가하겠다며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임미애 후보가 현역 프리미엄을 지닌 이철우 후보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구시장 선거에는 대권 주자였던 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로 출전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서재헌 전 상근부대변인을 내보냈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만큼, 분위기는 홍준표 후보에게 쏠리고 있다. 서재헌 후보가 방송토론을 제안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나, 보수세가 강한 데다 홍준표 후보는 당 내부 경선에서도 45.8%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 광주·전라서 '민주당 공천=당선'…이번에도?
광주·전남지역에서 치러지는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분위기를 선도하고 있다.
광주시장 선거에서는 주기환 전 대검 수사관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으나, 민주당 후보로 나선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꺾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데다 강기정 후보의 경우 앞서 당내 경선에서도 이용섭 현 시장을 물리치고 승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전남지사 선거에는 김영록 현 지사가 일찌감치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다. 국민의힘에서는 옛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로 2016년 총선에서 보수 정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호남 재선’에 성공했던 이정현 전 의원이 출전했다.
전북지사 선거에서는 김관영 민주당 후보와 조배숙 국민의힘 후보가 만났다. 민주당 출신인 두 후보는 2015~2016년 분당 사태 때 탈당했다. 과거 국민의당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으나, 김관영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에 복당해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았다. 익산에서 4선 의원을 지낸 조배숙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전북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 허향진 vs 오영훈 제주지사 두고 '격돌'
제주지사 선거에서는 허향진 전 제주대 총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다.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낸 오영훈 전 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여론조사에서는 오영훈 후보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뉴제주일보·KCTV·제주투데이·헤드라인제주 의뢰로 지난 8~9일 제주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에게 제주지사 후보 지지도(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 포인트)를 물은 결과 오영훈 후보가 50.0%, 허향진 후보가 28.2%로 집계됐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21.8%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각 지역별로 최근의 여론조사를 중심으로 언급했다. 여론조사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