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민주당, 최소 15곳서 승리 목표
중랑·마포·노원 등서 '리턴매치' 성사
한 번호 몰아 찍는 '줄투표' 재현될까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6일 앞둔 지난 16일 오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6일 앞둔 지난 16일 오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4년 전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서초구를 제외한 24개를 석권해 사실상 싹쓸이했다. 다가오는 6월 1일 치러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

국민의힘은 정권 교체의 기세를 몰아 서울 자치 권력을 탈환하겠다는 목표로 전직 국회의원과 전직 서울시 간부들을 대거 차출했다. 새정부 견제론을 띄운 민주당은 ‘행정의 연속성’, ‘검증된 능력’ 등을 앞세워 현직 구청장 14명을 공천했다. 현직 프리미엄을 통해 수성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대선의 연장전’이라는 평가 속 마지막엔 누가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명부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는 60명이 등록했다. 경쟁률은 2.4대 1이다. 

재선에 도전하는 현역 구청장은 모두 15명이다. △중구 서양호 △성동 정원오 △광진 김선갑 △중랑 류경기 △성북 이승로 △노원 오승록 △은평 김미경 △마포 유동균 △양천 김수영 △금천 유성훈 △영등포 채현일 △관악 박준희 △강남 정순균 △송파 박성수로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지난해 민주당을 탈당한 이정훈 강동구청장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 중랑·마포·노원·관악·금천 '리턴매치' 

오는 6월1일 치러질 중랑구청장선거에 출마한 류경기(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나진구 국민의힘 후보. 사진=선거관리위원회
오는 6월1일 치러질 중랑구청장선거에 출마한 류경기(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나진구 국민의힘 후보. 사진=선거관리위원회

현역 구청장이 대거 재도전 출사표를 던지면서 지난 선거에서 맞붙었던 상대와 다시 대결을 벌이는 이른바 ‘리턴매치’도 곳곳에서 성사됐다.  

중랑구에서는 전·현직 구청장이 맞붙는다. 현 구청장인 류경기 민주당 후보와 나진구 국민의힘 후보 간 대결이다. 2018년에는 나 후보가 구청장으로 있었고, 류 후보가 도전장을 내 당선됐다. 중랑구에서 16년 만에 탄생한 진보 구청장으로, 당시 62.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선거의 판세는 안갯속이다. 류 후보가 당선되기 전까지 중랑구에서는 보수 정당 후보가 4차례에 걸쳐 구청장직을 맡아왔다. 하지만 21대 총선에서는 갑·을 선거구 모두에서 진보 정당이 승리했고, 지난 대선에서도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50.4%를 확보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45.7%)를 앞섰다. 

오는 6월1일 치러질 마포구청장선거에 출마한 유동균(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강수 국민의힘 후보, 조성주 정의당 후보. 사진=선거관리위원회
오는 6월1일 치러질 마포구청장선거에 출마한 유동균(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강수 국민의힘 후보, 조성주 정의당 후보. 사진=선거관리위원회

마포구에서도 현직 유동균 민주당 후보와 박강수 국민의힘 후보가 재대결한다. 4년 전 선거에서는 유 후보가 57.7%를 기록하며 박 후보(23.1%)를 배 이상 앞섰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았던 동교동이 있는 등 전통적으로 민주당세가 강한 곳이지만, 지난 대선에서 마포구의 민심은 2.53%포인트 격차로 윤석열 후보를 선택했다. 

오는 6월1일 치러질 노원구청장선거에 출마한 오승록(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임재혁 국민의힘 후보. 사진=선거관리위원회
오는 6월1일 치러질 노원구청장선거에 출마한 오승록(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임재혁 국민의힘 후보. 사진=선거관리위원회

노원구에서도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현직 오승록 민주당 후보와 3선 구의원 출신인 임재혁 국민의힘 후보 간 재대결이다. 4년 전에는 오 후보가 64.9%를 기록하며, 임 후보(23.4%)를 제치고 당선됐다. 민선 6기 구청장 선거를 비롯해 21대 총선 갑·을 선거구에서도 승리는 민주당 차지였다.

‘민주당의 텃밭’이지만, 민심이 변화하고 있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최근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48.9%를 기록하며 윤석열(47.2%) 후보를 눌렀지만, 그 차이가 1.7%포인트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오는 6월1일 치러질 관악구청장선거에 출마한 박준희(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행자 국민의힘 후보. 사진=선거관리위원회
오는 6월1일 치러질 관악구청장선거에 출마한 박준희(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행자 국민의힘 후보. 사진=선거관리위원회

관악구에서는 현직 박준희 민주당 후보와 이행자 국민의힘 후보가 경쟁한다. 전체 거주자 49만여명 가운데 만 19~39세 청년 인구가 20만명에 이르는 만큼, 청년 표심을 잡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서울 내 민주당 지지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히며 지난 총선에서도 갑·을 두 석을 모두 가져갔다. 대선에도 이재명 후보가 승리하긴 했지만, 윤석열 후보와 격차는 1만7340표(5.15%)에 그쳤다. 

오는 6월1일 치러질 금천구청장선거에 출마한 유성훈(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봉수 국민의힘 후보. 사진=선거관리위원회
오는 6월1일 치러질 금천구청장선거에 출마한 유성훈(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봉수 국민의힘 후보. 사진=선거관리위원회

금천구에서는 현직 구청장 유성훈 민주당 후보와 오봉수 국민의힘 후보가 다시 격돌한다. 4년 전엔 유 후보가 63.4%의 득표율로 강 후보를(27.04%) 누르고 당선됐다. 대표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12년(5~7기)째 진보진영이 독식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도 민주당이 승리했고, 대선 역시 이재명 후보가 51.5%로 윤석열 후보(44.5%)를 눌렀다. 

◇ 새 구청장 맞는 종로 등에선 여야 '격돌'

3선 연임 제한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따른 사퇴 등으로 △종로 △용산 △동대문 △강북 △도봉 △서대문 △강서 △구로 △서초 △동작구 등 10곳에서는 새 구청장을 맞이한다.

국민의힘은 서초 등 보수세가 강한 지역의 탈환을 노리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지역기반이 탄탄한 자사당 소속 현역 구청장들이 출마하지 못하는 데 대해 우려하는 한편, 대선 패배의 충격을 딛고 다시 한 번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4년 전 바람을 재현하겠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지만, 판세는 백중세다. 국민의힘이 현역 프리미엄에 맞서 국회의원 출신(종로 정문헌, 성북 정태근, 서대문 이성헌)과 서울시 고위간부(성동 강맹훈, 광진 김경호, 중랑 나진구, 서초 전성수, 송파 서강석)를 지낸 인물들을 대항마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관료 출신으로 지역의 행정 경험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각각 15곳에 승기를 꽂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의당은 유일하게 마포에서만 기초단체장 후보를 냈다.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지낸 조성주 후보다. 

16일 대구 달서구의 한 인쇄소에서 대구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방금 인쇄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사용될 투표용지를 검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대구 달서구의 한 인쇄소에서 대구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방금 인쇄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사용될 투표용지를 검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줄투표' 성향, 이번에도 재현될까?

역대 지방선거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시장, 구청장, 시의원까지 모든 표를 하나의 번호로 찍는 ‘줄투표’ 경향을 보였다.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됐을 때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이 25개 구청장을 싹쓸이했다. 시의원도 113명 가운데 91명이 한나라당 소속이었다. 

이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당선됐던 2010년, 2014년, 2018년에는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등 진보정당이 돌풍을 일으켰다. 각각 21곳, 20곳, 24곳에서 구청장을 배출했다. 시의회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두된 인사청문회 등의 이슈로 이번에도 줄투표 현상이 이어질 진 미지수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민주당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를 필두로 ‘원팀’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대선 때 서울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50.6%를, 이재명 후보가 45.7%의 득표율 기록했다. 윤 후보는 보수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강남3구를 비롯해 강동, 동작, 영등포, 성동, 광진, 용산, 마포에서 우세를 보였다. 이 후보는 강서, 금천, 관악, 은평, 노원, 도봉, 강북에서 윤 후보를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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