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부정 여론 뚫고 특별사면 대상에 MB 포함시킬까
이명박 사면 찬성 33.1%, 반대 61.2% 특사 및 벌금 82억원 향방 尹이 결정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광복절을 20여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 여부에 관심이 쏠리면서다. 그동안 사면 가능성을 내비쳐왔던 만큼,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통령(MB)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사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큰 만큼, 상당한 부담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22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데 특별사면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모든 국정이라는 것은 목표와 헌법 가치, 국민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하는 정서가 다 함께 고려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너무 국민 정서만 본다면 현재에 치중하는 판단이 될 수 있다”면서 “미래지향적으로 가면서도 국민 정서를 살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이 전 대통령의 사면 가능성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달 9일 출근길에서는 “이십몇 년을 수감 생활하게 하는 것은 안 맞지 않느냐. 과거의 전례를 비춰서라도”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횡령과 뇌물 등 혐의로 2010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000만원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동안 수형 생활을 이어왔으나, 고령과 지병에 따른 건강문제로 형 집행이 3개월 정지돼 지난달 28일 일시 석방됐다. 추징금은 지난해 9월 완납했고, 벌금은 82억원 남았다. 이 전 대통령의 특사 대상 포함 여부, 형기와 미납 벌금에 대한 사면을 받을 지는 윤 대통령의 몫이다.
하지만 최근 윤 대통령은 MB 사면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중점 현안이 반영되는데, 이 전 대통령이 경제와 민생 그리고 통합의 키워드에 부합하는 인물이냐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여론도 MB 사면에 호의적이지 않다. 여론조사 업체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성인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MB 사면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33.1%, 반대하는 의견은 61.2%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MB의 사면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 “최종 결정을 하는 것인데 부담이 왜 없겠느냐”면서 “당연히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정권 초창기니 폭넓게 보고 결정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짙다. 하지만 여론의 상황을 주시, 형집행정지로 일시 석방된 점을 고려해 특별사면되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아직 국민들이 MB를 용서하지 않았지만, 인수위 때부터 이슈가 된 사안인데다 이명박정부 시절 인사들이 윤석열정부에도 포진해있어 이씨가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부정적인 여론을 뚫고 MB를 특별사면시켜줄 이유가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정치인 사면에는 부담도 뒤따르는 만큼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