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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대출금리 낮춰 유혹해도 정작 고객은 '안받아요' 냉담

여전채 조달금리 하락·DSR 규제 겹치자 카드사들 '영업 속도전' 쉴새없는 전화·문자 폭탄에 피로감…다중채무자 증가도 불안요인

2022-08-03     정우교 기자
카드사들이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영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고객의 반응은 냉담하다.  Ⓒ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카드사들이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영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고객의 반응은 냉담하다. 전화·문자 폭탄에 대한 피로감과 10%를 웃도는 고금리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게 주요 원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우대금리 혜택 등을 통해 카드론 대출금리를 낮추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 전업 카드사 7곳(신한, 현대, 국민, 삼성, 롯데, 하나, 우리)의 카드론 평균금리 범위는 12.06~13.86%로 최근 들어 낮아지는 추세다. 

이는 대출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여신전문금융사채(여전채) 3년물 AA+등급의 조달금리가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어서다. 카드사는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채권 금리가 낮아질수록 조달비용도 줄어든다. 이에 영향을 받은 카드사의 대출상품 금리도 낮아지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여전채 3년물 AA+등급 금리는 4.29%를 기록했다. 전일(4.211%)보다 0.079%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나 한 달전(7월 1일, 4.366%)과 비교하면 떨어졌다. 지난 6월 17일 4.517%를 기록한 이후 우하향세를 나타내며 '숨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카드론 대출금리 인하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총대출액(신용대출) 1억원을 초과할 경우 연간 원리금상환액이 연소득의 40%(비은행 50%)을 넘으면 규제 대상이 된다.

규제 대상이 '2억원 초과'에서 '1억원 초과'로 확대된 것으로, 예를 들어 연소득 5000만원의 차주가 1년간 갚아야 하는 원리금상환액이 2000만원 이상이라면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문제는 DSR 산정 기준에 카드론이 포함돼 규제를 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카드론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이유 중 하나는 DSR 규제다"라며 "산정 기준에 카드론이 들어가면서 카드사로서는 수요 감소가 예상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대출금리를 낮춰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DSR 규제는 실제 카드론 영업에서 활용되고 있었다. 최근 확보한 카드론 상담 통화내용에서 모 카드사 상담원은 "요즘 DSR 규제 때문에 대출받기 어려워졌다"며 "앞으로 한도는 내려가고 이율은 올라가는 추세인데, 한도 있을 때 (카드론을) 유리한 조건으로 이용해보는게 어떠냐"고 권유했다.  

그러나 정작 고객들은 카드론 신청에 대해 냉담한 반응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전후 카드론을 권유하는 광고 전화, 문자가 계속되고 있어 피로가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고객 스스로 마케팅 목적으로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를 했다지만 시도때도 없이 걸려 오는 전화와 문자를 이제는 받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대중채무자의 증가도 고객이 등돌리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의 '국내 금융권 다중채무자 현황 및 리스크 관리 방안'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여신금융전문업권(카드사, 캐피탈사)의 대중채무액은 지난 2017년말과 비교해 44.4%나 급증했다.

특히 소득수준, 신용도가 낮은 청년층·노년층에서 다중채무액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이와 관련해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계속될 경우 이자 부담도 늘어나 취약 차주 부실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12%가 넘는 고금리의 카드론 대출 수요부터 줄어들 수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시장의 우려에 대해 "카드론 영업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차주의 신용등급, 상환능력과 대외적인 경기 상황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건전성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