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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급해졌다'…경쟁사가 먼저 연 '200단 낸드' 시대

마이크론 이어 SK하이닉스 200단 이상 낸드 양산 발표 삼성전자, 늦어도 내년 상반기 200단 이상 낸드 출시할 듯

2022-08-03     김언한 기자
사진=삼성전자 제공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언한 기자] 미국의 마이크론에 이어 SK하이닉스가 200단 이상의 낸드플래시 양산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삼성전자도 고적층 낸드 출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고층인 238단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마이크론이 지난달 발표한 232단 낸드보다 적층 수가 높은 것이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PC 등 전자기기에 탑재되는 데이터 저장용 반도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 신제품 양산을 시작한다. 238단 낸드는 PC 제조사에 가장 먼저 공급된다. 클라이언트(일반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238단 낸드로 구동된다.

낸드 기술에선 기본 저장 단위인 '셀'을 수직으로 높이 쌓는 것이 중요하다. 적층 단수가 높을수록 좁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업계에선 단순히 적층 수를 높이는 것만이 기술력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객사로부터 받아들여지는 의미는 클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앞서 200단 이상의 낸드를 양산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현재 최고 적층 수는 176단이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200단 이상 제품 출시를 서두르지 않은 것은 낸드 사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좀 더 무게를 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더블스택 기술의 도입도 경쟁사보다 늦었다. 더블스택을 사용할 경우 제조공정, 재료 투입량이 기존보다 많아져 원가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봤다.

2일(현지시간) 미국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2'에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솔루션개발실 최진혁 부사장이 '빅데이터 시대의 메모리 혁신'을 주제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하지만 176단부터 채널 홀을 두 번으로 나눠 뚫는 더블스택 기술을 적용함에 따라 앞으로 200단 이상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말이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부터 200단 이상의 낸드를 양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76단 이전까지는 채널 홀을 한 번에 뚫는 싱글스택 기술을 써왔다.

삼성전자는 낸드 사업에서 단순히 적층 수를 높이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고 SSD와 같은 솔루션 기술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싣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2일(현지시간) 미국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2'에서 '메모리 시맨틱 SSD'를 비롯한 차세대 솔루션을 공개했다. 메모리 시맨틱 SSD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에서 일반 SSD에 비해 임의읽기 속도와 응답속도를 최대 20배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내부적으로 200단 이상의 낸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낸드 기술은 적층 수를 높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차세대 기술을 적용해 효율적으로 셀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매출 기준 점유율은 35.5%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뒤이어 키옥시아(19%), SK하이닉스(18.1%), 미국의 웨스턴디지털(12.2%), 마이크론(11.3%)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