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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美허들 넘은 ‘롤론티스’…다시 도는 신약 개발 시계

2022-09-19     최성수 기자
한미약품 롤론티스. 사진=한미약품 제공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성수 기자]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미국 제품명 롤베돈)’가 미국 식품의약품(FDA) 시판 허가를 받았다. 국산 신약이 미국 FDA 허들을 넘은 것은 이번이 6번째다.

2003년 LG화학(옛 LG생명과학)의 ‘팩티브’를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던 국산 신약은 2019년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를 끝으로 행방이 묘연했었다. 롤론티스가 이후 3년 만에 다시 스타트를 끊은 만큼 FDA 승인 신약이 계속 탄생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국산 신약, 미국 진출 20년사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각) 허가를 획득한 한미약품의 롤론티스를 포함해 현재까지 미국 허가 관문을 통과한 국내 개발 신약은 △LG화학 ‘팩티브’ △동아에스티 ‘시벡스트로’ △SK케미칼 ‘앱스틸라’ △SK바이오팜 ‘수노시’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등 6개다.

이번에 시판 허가를 획득한 한미약품의 롤론티스는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이후 3년 만에 국내 기술로 개발된 신약이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이 2012년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 파마슈티컬스(이하 스펙트럼)에 기술이전한 바이오신약으로, 호중구감소증 치료 또는 예방 용도로 쓰인다.

호중구 감소증이란 혈액 내 세균이나 박테리아가 몸에 침범했을 때 세균을 파괴하고 방어하는 역할을 하는 호중구가 비정상적으로 감소된 것을 말한다. 감염 위험이 커진다는 의미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의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된다. FDA 실사를 통과한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롤론티스는 국내 기업의 기술로 개발한 신약 중 FDA 시판 허가를 받은 6번째 제품으로 남게 됐다.

국내 개발 신약 중 가장 먼저 미국 시판허가를 받은 신약은 LG화학의 팩티브다. 2003년 국내 첫 글로벌 신약 타이틀을 단 팩티브는 만성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호흡기 감염증에 치료 효과를 항생제다.

팩티브 이후 두 번째 FDA 승인 국내 개발 신약이 등장하기까지 꼬박 11년이 걸렸다. 두 번째 신약은 동아에스티가 기술수출한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시벡스트로다.

시벡스트로는 항생제 내성균인 ‘메티실린-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을 포함한 그람양성균이 유발하는 급성 세균성 피부 및 피부연조직 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옥사졸리디논계 항생제다.

동아에스티는 2007년 미국 트리어스테라퓨틱스(현 MSD)에 ‘시벡스트로’를 기술이전해 2014년 미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2016년에는 SK케미칼의 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가 FDA 허가 관문을 통과했다. 앱스틸라는 SK케미칼이 연구 개발한 ‘단일 사슬형 분자구조’를 가진 혈액응고 제8인자의 A형 혈우병 치료제다. 2009년 전임상 단계에서 호주 CSL에 기술수출됐다.

나머지 두 개의 치료제는 모두 한 기업에서 나왔다. 바로 SK바이오팜이다. 이 기업은 2019년 3월엔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로, 같은 해 11월엔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로 FDA 승인을 받아냈다.

수노시는 기면증 및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주간과다졸림증을 겪는 성인 환자 각성 상태를 개선하는 치료제다. SK바이오팜이 발굴해 1상 임상 시험을 마친 후 지난 2011년 미국 에어리얼바이오파마에 기술수출했다. 이후 재즈파마슈티컬스가 에어리얼을 인수하면서 수노시의 글로벌 판권을 넘겨받았다.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는 국내 기업이 독자 개발해 FDA 허가까지 직접 수행한 최초의 신약이다. 이 약물은 감마 아미노뷰트릭 산(GABAA) 이온 채널의 양성 알로스테릭 활성화와 전압개폐성 나트륨 전류 차단을 통해 신경세포의 반복적인 발화를 감소시킨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의 미국 현지 판매를 현재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한 해 동안만 FDA 승인을 받은 신약이 총 50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국산 신약은 미미한 단계라는 평가다.

신약 개수 뿐 만 아니라 시판 이후 상업화 성과도 아직은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 진출 신약 중 블록버스터 신약(연매출 1조원 이상의 의약품)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나이스신용평가 신석호 기업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시판허가를 획득한 제품 중 일부는 해당 적응증의 높은 경쟁강도 등으로 인해 매출 실적이 저조해 이익 기여도는 제한적 수준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경쟁력 높아졌다”…롤론티스 다음은?

고무적인 점은 최근 들어 국내 기업들의 신약개발 경쟁력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다.

가장 최근에 미국 시장에 진출한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는 현재 미국 내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엑스코프리의 올해 2분기 미국 매출은 403억원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번에 시판 허가를 받은 롤론티스도 상업화 성공 기대감이 큰 신약이다. 롤론티스가 뛰어든 미국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약 3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롤론티스는 기존 약물 대비 경쟁력 있는 임상 결과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R&D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미국 시장을 넘보는 후보물질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7번째 미국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국산 신약으로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이 있다. 포지오티닙 또한 한미약품이 개발한 치료제다. 한미약품은 포지오티닙을 지난 2015년 스펙트럼에 기술 이전했다.

한미약품의 파트너사 스펙트럼은 FDA에 포지오티닙 시판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11월 24일 전에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지오티닙은 ‘HER2 엑손20 삽입 돌연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의 신약 시판허가를 신청했다. 현재까지 포지오티닙과 동일한 적응증으로 FDA가 승인한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임상결과는 긍정적이다. 지난 9~13일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2022)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포지오티닙은 임상결과 HER2 엑손 20 유전자 G778 서브타입 변이를 가진 12명 환자에게서 포지오티닙 투약 후 종양 크기 감소가 관찰됐다. ORR(객관적 반응률)은 85.7%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이미 허가돼 판매중인 유한양행의 ‘렉라자’도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유한양행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2015년 오스코텍·제노스코로부터 전임상 직전 단계의 약물을 도입해 표적항암제 렉라자를 탄생시켰다. 유한양행은 2018년 글로벌 제약사 얀센과 최대 1조40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얀센은 자사 항체약물 ‘리브레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렉라자를 병용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중이다. 이와 별개로 유한양행은 렉라자 단독요법에 관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GC녹십자도 면역글로불린 제제 신약 ‘알리글로’로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알리글로는 혈액의 혈장에서 특정 단백질을 분리·정제해 만든 고농도 면역글로불린 제제로, 현재 FDA의 품목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다.

혈액제제인 면역글로불린은 대개 면역결핍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알리글로는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인해 미국 FDA의 현장 실사가 미뤄진 데 따라 품목허가 일정이 연기된 상태다. 연내 FDA 현장 실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도 신약개발에 투자를 계속 늘려나가면서 점차 성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글로벌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신약들이 앞으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