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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의 생명보험금 노린 ‘계곡살인’ 이은해 ‘무기징역’ 구형

공범 조현수도 무기징역 구형...전자발찌 부착 20년도 요청

2022-09-30     박재찬 기자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왼쪽)·조현수(30) 씨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계속살인’ 사건으로 기소된 이은해(31·여)씨와 공범 조현수(30·남)에게 무기징역이 구형됐다. 검찰은 이들이 한탕주의에 빠져 거액의 생명보험금을 노린 범죄라고 밝혔다.

30일 검찰은 인천지법 형사15부 이규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한 이씨와 조씨에게 무기징역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각각 5년간 보호관찰과 함께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은 사고사를 위장해 완전범죄를 계획했다”며 “거액의 생명보험금을 노리고 한탕주의에 빠져 피해자 살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씨는 피해자에게 남편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착취하다가 잔악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조씨도 허울뿐인 이들의 혼인관계를 잘 알면서도 무임 승차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생명권의 숭고함을 지키기 위해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며 “범행의 잔혹성을 고려하면 반드시 피고인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씨와 조씨의 공동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이씨는 사고를 인지한 뒤 구명조끼 등을 물에 던졌고 조씨도 수경을 끼고 이씨의 남편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 이상의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재판은 애초부터 공소사실을 입증할 유력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여론에 의해 진행됐다”며 “잘못된 재판”이라고 덧붙였다.

이씨는“"저의 못난 과거 행실로 인해 지금까지 비난받았다”며 “하루하루가 지옥이어서 힘들고 제 자신도 원망스럽다”고 울먹였다.

이어 “제 아이를 자신의 아이처럼 생각해주고 저를 끝까지 진심으로 위해준 오빠(남편)를 절대 죽이지 않았다”며 “오빠를 죽여 보험금을 타려고 계획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씨도 “저는 이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강압 수사의 부담감으로 도주했다”며 “사고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고 유가족이 저를 원망하는 것도 이해하지만 저는 형(이씨의 남편)을 죽이려고 계획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할 줄 모르는 윤씨에게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깊이의 계곡물로 구조장비 없이 뛰어들게 하고 구조하지 않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남편이 사망한 뒤 경기 가평경찰서는 변사 사건으로 내사 종결했으나, 2019년 10월 유족의 지인이 경기 일산 서부경찰서에 제보해 재수사가 진행됐고, 2020년 10월 한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에서 ‘그날의 마지막 다이빙-가평계곡 익사 사건 미스터리’라는 제목으로 조명됐다.

이 씨는 2020년 12월 살인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불구속 송치됐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피의자들 주거지 관할인 인천지검으로 사건을 이송했고 인천지검은 지난해 12월 이들을 불러 조사했다. 그러나 이씨와 조씨는 다음날 이어질 2차 조사를 앞두고 도주했고, 4개월 만인 올해 4월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이 씨가 남편을 살해한 이유는 사망보험금 때문이다. 남편의 사망보험금은 8억원으로, 남편이 숨진 시각은 그가 피보험자였던 생명보험의 효력상실을 불과 4시간 앞두고다. 또 생활고로 통장에 잔고가 0원인데도 남편의 8억원 짜리 생명보험은 유지하며 미납으로 인한 수차례 실효가 정지됐다 풀리기를 반복했다.

이 씨는 남편의 보험금 수령자를 자신으로 지정하고, 매월 최소 70만원 이상의 보험료를 납입했다. 일반적으로 생명보험 4개를 한번에 가입하지 않고, 월납 보험료 70만원은 상당한 고액에 속한다.